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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우리나라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가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2018년부터 참여 의사를 밝혀 왔지만 끝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4년까지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인 달 착륙 외에도 달 기지 건설과 ‘루나 게이트웨이’로 불리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화성 탐사 등 더 깊은 우주로 떠나는 중간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이자 달의 여신으로, 1960년대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과 짝을 맞춘 작명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아폴로 계획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민간 우주 기업의 참여이다. 현재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등이 민간투자 대형 발사체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루나 게이트웨이의 보급선으로는 스페이스X가 단일후보로 선정되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 경제’를 염두에 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달 표면에 있는 헬륨3는 인류의 에너지난을 해결할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헬륨3 1g은 석탄 40톤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달의 헬륨3는 지구가 수백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달에는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스칸듐, 이트륨 등 각종 희토류 자원도 풍부하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가 확정된 국가는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호주,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이다. 우리나라가 아르테미스 계획과 같은 큰 국제협력 우주 미션에 참여가 어려운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우주탐사 정책을 세우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부침이 없는, 거시적 우주 정책을 총괄할 대통령 또는 총리실 직속의 우주 기구 출범이 필요한 이유이다.
달 탐사만 해도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정권마다 흔들렸다. 2007년 노무현 정부는 달 궤도선 2020년, 착륙선 2025년 발사 계획을 처음 발표했으나 2013년 박근혜 정부는 공약에 맞춘다며 이를 2018년, 2020년으로 무리하게 앞당겼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다시 달 궤도선 2020년, 착륙선 2030년으로 늦췄다가 결국 달 궤도선은 2022년 8월 발사로 재수정됐다. 이 과정에서 임무의 핵심 요소인 달 궤도선의 무게와 궤도가 변경을 거듭했다. 달 궤도선은 4년 동안 550㎏→610㎏→664㎏→678㎏으로 중량이 계속 증가했다. 무게 증가에 따라서 궤도도 수정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달 궤도선을 함께 개발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불협화음이 발생함은 더 큰 문제이다. 향후 우주탐사의 국제 협력을 위해서도 국가 간 신의를 저버리는 일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된다.
둘째는, 우주 경제로 대변되는 우주 산업의 육성이다. 21세기 우주는 더이상 정부나 국가 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계 우주 경제에서 민간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80.1%에 달하는 등 민간 우주산업은 지속적인 성장 추세이다. 세계 우주 산업의 전체적인 규모는 2016년 299조원에서 2019년 367조원으로 연평균 3.5%씩 성장하는 중이다. 이렇게 지속 성장하고 있는 우주 산업을 새로운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세계 각국이 경쟁하고 있다. 우주 공간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서 혁신적 우주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개념이 새롭게 대두되었다.
이를 위해 우주 산업 육성을 염두에 둔 정부의 과감한 민간 이양 지원 정책이 필수다. 현재의 국가 주도 우주 전략을 이분화해 상용 위성·초소형 위성 등 우주 연구·개발은 민간 기업과 대학에게 기회를 주고, 이들이 할 수 없는 심우주 탐사 등 도전적 우주탐사는 국가 주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공동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 우리도 심우주 미션을 주도하는 우주 선진국 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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