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서 증세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코로나19로 급팽창한 재정지출 보전 등을 위해 그 동안 예고해 온 ‘사회연대특별세’ 법안을 금명간 발의하겠다고 23일 재확인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비슷한 취지의 ‘특별재난연대세’를 발의한 적은 있지만, 그 동안 지도부 차원에서 증세 여지를 일축해 온 여당에서 증세법안이 발의되는 건 처음이다.
이 의원 법안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소득 1억원 이상,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3조~5조원을 더 걷는 한시적 ‘부자 증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피해 지원 예산을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국채 발행에만 의존하는 대신 당당히 증세로 뒷받침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뿐만 아니다. 대ㆍ보선을 앞두고 주자 간 복지 확대 경쟁이 가열되면서 당론인 ‘보편 복지’ 실현을 위한 구체적 증세론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윤후덕 국회 기재위원장은 “증세를 공론화해야 한다”며 “화끈하게 지원하고 화끈하게 조세로 회복하는 체제가 정직한 접근”이라고 공식 발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동조하는 ‘기본소득연구회’의 23일 토론회에서는 부자 증세를 넘어, 기본소득세 5% 신설, 공시지가 1%의 국토보유세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보편증세안’이 나왔다. 최근 신복지정책을 발표한 이낙연 대표 측은 일단 조세감면 축소 등을 통한 실질 증세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부겸 전 행안부 장관은 부가세 3%를 인상해 기본소득을 주자는 입장이고, 이원욱 의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시법으로 1~2%의 부가세 인상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여기저기 증세론만 무성할 뿐, 민주당의 당론은 모호하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재원 대책 없이는 재난지원이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사회안전망 강화든, 보편복지든 겉돌 수밖에 없다. 증세 여부와, 증세를 하면 어떤 식으로 할지에 대한 민주당의 분명한 입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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