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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시 '일벌백계' 한다지만… '투기 의혹' LH 직원들, 법망 다 피했다

입력
2021.03.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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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국계법 등 적용 쉽지 않아…처벌 어려울 듯

10일 경기 시흥 과림동에서 열린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공전협)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전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 투기를 규탄하며 신도시 백지화와 공공주택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뉴스1

10일 경기 시흥 과림동에서 열린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공전협)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전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 투기를 규탄하며 신도시 백지화와 공공주택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땅 투기에 공분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들 직원에 대한 징계나 사법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기도와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2018~2020년 이 지역에 땅을 매입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 13명은 농지법이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계법(국계법)상 무단 작목변경, 형질변경, 대리 경작과 부패방지법 상 비밀이용금지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농지법에 따르면 경영계획서에 벼를 심겠다고 신고한 뒤 타 작물을 심었다 하더라도 같은 '영농 행위'로 보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 또 논을 밭으로 무단 형질변경 한 행위도 과거에는 농지임대차관리법 상 처벌이 가능했지만 1996년 농지법이 제정되면서 처벌조항이 삭제됐다. 2m 이상 성토하지 않으면 신고만으로 형질 변경이 가능하다.

이들이 인부를 고용해 나무를 심은 행위도 처벌할 수 없다. 농지법에는 부분 위탁이 가능하도록 돼 있고, 본인이 경작할 형편이 안되면 농어촌공사에 위탁해 대리경작 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농지임대차관리법이 농지 취득은 쉽게, 관리는 어렵게 유도했다면 지금의 농지법은 취득은 어렵게, 관리는 비교적 쉽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패방지법의 업무 상 비밀이용금지 의무 위반도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5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5년 4월 해제된 적이 있어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곳을 '신도시 유력 후보군'으로 점 찍어 두고 있었다.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매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들을 대기 발령한 LH, 9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LH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 모두 법 적용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H의 한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중징계 여론이 높지만 명확한 법 위반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워 수사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LH는 과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직원에 대해 수사 발표 전에 파면 조치한 전례가 있어 이를 따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LH 직원이 개발 예정지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부패방지법 상 비밀유지의무 위반으로 간주해 압수수색 했다”면서 “다만 13명 모두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농지법이든 부패방지법이든 향후 수사를 통해서 혐의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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