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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조사결과에 부담 떠안은 경찰, 고강도 수사 예고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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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이 11일 국토교통부 및 LH 임직원 1만4,348명에 대한 1차 조사를 통해 투기의심 사례자 20명을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히면서, 투기 공무원 색출의 공은 경찰이 주죽이 된 특수본으로 넘어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정부는 모든 의심과 의혹에 대해 이 잡듯 샅샅이 뒤져 티끌만 한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며 발본색원 의지를 내비치면서 특수본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정부는 합조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770명에 이르는 특수본이 면밀한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투기 공무원 색출 및 형사처벌 등의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합조단 조사 결과가 거래자 명단을 단순 확인한 수준에 불과해,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 도움 없이 특수본이 자체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날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성과를 주문했지만, 위법 행위를 찾아내는 일은 별개 문제다. 특수본이 각종 수사기법을 동원해 투기 공무원을 찾아냈다고 해도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에선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도시 관련 부서에 근무하지 않아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인정되면 처벌이 어렵다는 뜻이다. 내부 정보를 건네받아 땅 투기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당사자가 이를 부인할 경우 입증이 쉽지 않다.
땅 투기에 나선 LH와 국토부 직원이 본인 명의로 샀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차명 또는 가명 거래를 찾아내는 일도 난관으로 꼽힌다. LH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참여연대와 민변도 이날 "합조단 조사방식은 아주 기본적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지인이나 차명을 통한 투기행위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합조단은 2차 조사를 통해 국토부와 LH 직원의 가족 등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거래내역 검색을 위한 동의서를 받는 것부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강제수사권이 있는 특수본이 나서야 차명거래 여부를 가려 낼 수 있다.
부동산 투기수사에 경험이 풍부한 검찰이 특수본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사는 현재 법률지원 차원에서 합조단에만 2명이 참여했을 뿐이다. 검찰과 경찰 수뇌부가 이날 만나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원팀' 수준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지금은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의 조사가 아니라 신속한 강제수사가 필요할 때"라며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준다면 사건이 축소·은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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