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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사망 여아 얼굴 공개 "부적절" "사건 규명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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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북 구미의 한 빈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사건이 DNA 감정 결과 외할머니가 친모로 밝혀지며 충격을 준 가운데, 아이의 생전 모습 공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학대가 이뤄졌는지, 친부가 누구인지 등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의 얼굴을 섣불리 공개한 것이 맞느냐는 비판인데요. 자칫 망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사건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대로 인한 고통 속에서 죽어간 아이를 어른들이 부모를 대신해 기억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MBC 시사 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미 3세 여아 사건 제보를 기다립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아이의 생전 얼굴을 공개했는데요.
'실화탐사대'는 지난달 이 사건을 방송에서 다뤘지만 이후 아이의 친모가 40대 외할머니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죠. 애초 엄마로 알려진 20대 여성과 죽은 아이는 실제론 자매 사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 아이의 아버지가 외할머니의 남편도 내연남도 아닌 제3의 남성으로 추정되며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실화탐사대'는 영상에 '구미 인의동 ㅍ산부인과에서 태어난 2018년 3월 30일생 아이에 대해 아는 분, 사망한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으나 DNA상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에 대해 아는 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란 내용도 함께 올렸습니다.
프로그램 영상이 공개된 뒤 언론사들은 앞다퉈 아이의 생전 사진을 기사화해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맘카페에선 "아이의 사진을 공개하고 보도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한 맘카페에는 '아이의 얼굴이 꼭 공개돼야 했을까'란 제목으로 언론 보도를 비판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 작성자는 "제보를 받으려면 가해자 얼굴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했죠.
누리꾼들은 또 일부 언론사가 '아이의 외모가 예뻤다'는 표현을 쓴 게 도를 넘었다고 성토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자칫 아이를 외모로 평가하는 듯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겁니다.
누리꾼들은 "아이가 죽은 게 외모랑 무슨 상관이 있느냐", "아이가 죽어서까지 외모 평가를 받아야 하느냐", "외모를 평가하는 분위기면 언론이 이를 걸러야지 오히려 이걸 부추기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누리꾼들은 "사건이 너무 오리무중이라 제보를 많이 받기 위해 공개한 것 같다", "얼굴 공개로 제보가 많이 오길 바란다"고 기대했습니다.
정인이 사건(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과 학대 가해자인 정인이 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며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벌인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운영진은 13일 온라인 카페에 이 영상을 올렸습니다.
운영진은 카페 회원들에게 "공유를 부탁한다"고 독려했고, 회원들은 이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겠다"고 호응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화탐사대의 아이 얼굴 공개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죠.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사진 공개를 계기로 아이를 추모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기대를 담기도 했는데요. 한 누리꾼은 "사진을 왜 올리냐는 지적이 있는데, 오히려 다수가 이 아이를 기억하게 된다면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를 버리고 집을 떠난 김모(22)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은 친모가 김씨가 아닌 외할머니 석씨로 밝혀지면서 재조명됐습니다. 경찰은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한 석씨가 아기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씨는 출산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피해자의 인권 보호와 사건의 실체 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망한 아동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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