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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서 안락사는 피했지만… 1년 뒤 보호소에서 발견된 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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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경기 평택 시보호소에 실험실에서 나온 비글이 입소했고, 도와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비구협 활동가가 보호소에 가서 확인하니 비글의 한쪽 귀 안쪽엔 이름 대신 불리던 일련 번호가 새겨져 있었죠. 비구협은 실험견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보호소에서 비글을 구조해 데리고 나왔습니다.
실험에 사용됐던 동물들은 대부분 실험이 끝나고 안락사됩니다. 실험기관이 비구협 등 단체에 실험이 끝난 동물을 보낸 적이 있긴 하지만 이는 손에 꼽힐 정도였죠. 엄격하게 관리되는 실험견이 어쩌다 지자체 보호소까지 오게 됐을까요.
비구협에 연락을 해온 시민에 따르면, 자몽이(3~4세 추정?수컷)는 2019년 가을 한 사설 실험기관에서 구조됐습니다. 실험실 연구원이 자몽이가 안락사되지 않도록 임시보호를 했고, 6개월 후 다행히 새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입양했던 가족은 임시보호자(임보자)에게 파양 의사를 밝혀 왔고, 임보자가 자몽이의 새로운 거처를 알아보는 사이 평택 시보호소에 맡겨 버린 겁니다. 보호소에서 어떤 사정인지 몰라도 유기하는 동물을 받아준 겁니다. 다급했던 임보자는 실험동물을 구조해 입양을 보내온 비구협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현재 자몽이는 비구협 쉼터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아주 건강하고 활발한 말 그래도 '비글미'가 넘치는 매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애교도 많고요. 하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한 게 파양을 당한 이유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에게 의존도가 커서 분리불안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실제 실험실에서 나온 비글들의 경우 준비 없이 입양 갔다 파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실험에만 동원되다 보니 실험실에서 나온 후에는 오히려 성격이 너무 활발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배변 훈련도 되어 있지 않고, 사람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요. 혼자 지냈던 시간이 많다 보니 다른 개 친구들과 지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최주희 비구협 입양팀장은 "실험비글들은 교육하는 동안 '안 된다'고 하면 또 주눅이 들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 힘든 게 사실이다"라며 "자몽이 역시 인내심을 가지고 분리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반복 훈련을 해줄 수 있는 가족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험에 동원된 후 입양됐다가 또 버려진 자몽이가 실험실, 보호소가 아닌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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