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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안해진 윤석열의 '입'... '적폐 수사' 발언, 소신?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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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입'에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정치 보복"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폭발하면서다. 윤 후보가 "내 사전에 정치 보복은 없다"며 확전을 피했으나, 발언 진의를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선 레이스 막판 불거진 돌발변수가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에서도 윤 후보의 거침 없는 화법이 여권이 결집하는 빌미를 줬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11일 윤 후보의 발언이 '정치 보복'이란 여권의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적폐 청산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 대통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 의아하다"며 "불법과 부정이 있으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서 처벌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을 예로 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규명하겠다는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격의 대상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맞췄다. 이 후보가 2017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는 글을 끄집어 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도 최대한 자제했다. 문 대통령과 측근들을 구분짓겠다는 의도다. 윤 후보가 전날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엔 응하지 않았지만, 두 차례나 "우리 문 대통령"이라며 예우를 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을 둘러싼 거대한 권력 집단이 '내로남불'의 전형이어서 윤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가 당장 '강 대 강' 충돌을 피하는 이유는 윤 후보의 '설화 리스크'가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말할 때 문 대통령을 조준한 게 아니었다"며 "측근들이 일으키는 적폐를 시스템에 따라 처벌한다는 뜻인데,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는 8일 국민의힘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인터뷰 동영상에는 "문 대통령은 정직한 분"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대선후보의 발언이 갖는 무게와 정치적 함의까지 고려하지 못한 실책이라는 해석이 많다. 선거 막바지 '문재인 대 윤석열' 구도를 만들어준 것도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만약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경우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박빙선거에선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한데, 지지율 상승 흐름만 타면 윤 후보가 이를 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호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쫓겨난 정의로운 검사라는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논리는 내가 하면 적폐 청산, 남이 하면 정치 보복"이라며 "민주당이 결집할수록 정권교체 민심도 하나로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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