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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받고도 모른 윤석열... 구조적 성차별·성인지 예산 인식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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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이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젠더 이슈를 놓고 격돌했다. '성인지 예산의 개념' '구조적 성차별 문제'에 대한 몰이해로 비판을 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거듭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해서도 그는 개선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후한 점수를 받진 못했다.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다. 이 후보는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 문제는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윤 후보에게 물었다. 지난달 한국일보에서 윤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말해 난타당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구조적 성차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냐만, 여성과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 양성 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든 남성이든 공정하지 못한 처우를 받으면 사회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이 있다는 건가 없다는 건가"라고 다시 묻자 윤 후보는 "완전히 없다곤 말할 수 없지만…"이라고 말을 흐렸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정부가 성인지감수성 예산이란 걸 30조 썼는데, 그중 일부만 떼어내도 북한 핵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도입된 성인지예산은 액수로 존재하는 실질 예산이 아니라, 예산이 남성·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정하는 기준·과정이라는 기본적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실언이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윤 후보의 인식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이 후보가 "성인지 예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예산"이라고 답했다. 또 "일반 예산은 성과지표를 과장 혹은 확대도 할 수 있으니, 그런 예산을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 해도 대공 방어망 구축에 쓸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오답을 반복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곁에 여성 정책을 코멘트해 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대표밖에 없느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성인지예산을 왜 모르겠느냐"며 성과지표를 언급했고, 심 후보는 "성과지표와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페미니즘의 정의'를 두고도 격돌했다.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것"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여성의 성차별,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해나가는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의 "휴머니즘의 하나"라는 발언에 심 후보는 "놀라운 말씀"이라며 거듭 면박을 줬다.
여성 표심에 구애 중인 이 후보는 윤 후보와 차별화하려 애썼다. 박원순·안희정·오거돈 민주당 소속 옛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이 후보도 허를 찔렸다. 심 후보가 "첫 TV토론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의 2차 가해자가 민주당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으니, 사실관계를 파악해 조치하라고 했는데 이행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어서 찾지 못했다"고 말을 흐렸다. "당시 이 후보가 공중파 방송에서 확인해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심 후보의 질타에 "찾아보겠다. 가능하면 저한테 문자 하나 주시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거론하며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37번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이라고 변호한 분이 이 나라 지도자가 되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겠느냐"고 역공했다. 이 후보는 "부족했고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페미니즘과 상관없는 일이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이 충돌한 것이니 분리해 말해달라"며 초점이 어긋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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