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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헬스클럽·만화 보는 호텔... 일본 출판계 생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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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점이 늘어선 일본 도쿄 진보초는 ‘책의 거리’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 있는 ‘북 호텔 진보초’는 푹신한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독특한 테마의 호텔이다.
유명 출판사 쇼가쿠칸이 소유한 이 호텔은 객실 수가 32개뿐이지만 보유한 장서 수는 2,000권에 달한다. 투숙객이 설문조사에 답하면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영업을 시작했는데, 투숙객의 30%가 재방문했을 정도로 벌써부터 고정 팬들이 생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쇼가쿠칸이 호텔 사업까지 시작한 배경에는 '공간'과 '콘텐츠'를 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장소의 미디어화’ 전략이 있다. 이 호텔을 위탁 운영하는 회사 ‘도트'는 2016년 창업한 숙박 기획 회사다. 5,000권의 만화책을 갖춘 캡슐 호텔을 2019년 도쿄도에 열었고, 책과 만화를 주제로 한 호텔을 5년 뒤에 1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명 출판사인 가도카와도 2020년 10월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에 EJ애니메이션 호텔을 열었다.
출판업계가 눈 돌리는 새로운 사업은 호텔만이 아니다. 츠타야(TSUTAYA) 서점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은 피트니스 센터에 서점을 결합한 ‘츠타야 컨디셔닝’을 내놓았다. "가볍게 운동하면서 휴식하고 싶다"는 30~50대 여성 대상 헬스장으로, 많은 책이 비치된 라운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책을 읽으면서 실내 자전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같은 건물 다른 층에는 츠타야 서점이 있다. 건강이나 휴식을 테마로 한 책이 많이 팔린다.
서적 도매 대기업인 일본출판판매는 입장료를 내야 둘러볼 수 있는 서점 ‘분키츠(文喫)’를 2018년 도쿄 롯폰기에 냈다. 지난해 후쿠오카에 2호점을 냈으며, 2027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5곳을 더 열 계획이다. 이 서점은 한국에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1,650엔을 내고 입장하면 3만 권의 장서가 기다린다.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책을 읽다가 원하는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일본의 출판 대기업들이 너나없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은 인쇄 매체를 둘러싼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출판 매출액은 1996년 2조6,564억 엔(약 25조5,073억 원)으로 정점에 달한 뒤 줄곧 감소 중이다. 디지털 만화시장의 급성장으로 전자출판까지 포함한 출판 콘텐츠 매출액은 최근 2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엔 1조6,742억 엔(약 16조760억 원)을 기록했지만, 종이 콘텐츠 판매금액은 계속 줄고 있다. 특히 1996년 1조5,633억 엔(약 15조111억 원)에 달했던 잡지 판매액은 지난해 5,276억 엔(약 5조661억 원)까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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