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6년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에 불참키로 결정해 민간 개발사에 이익을 몰아주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이 결정을 한 당사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측근인 유동규 당시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인 점이 또한 주목받고 있다. 관련 혐의는 이미 경찰이 수사 중인데, 의혹을 명백히 밝히기 바란다. 이 의원과의 연관성은 아직 드러난 것이 없지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지난 대선 때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던 백현동 용도변경 특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래 한국식품연구원이 있던 부지를 연구원 이전 후 아파트단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연녹지보전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승인한 데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수차례 요구한 것을 들어주었을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감사청구시한이 지났다면서 이에 대해선 아예 살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유 전 직무대리가 사업 참여를 포기함으로써 약 3,142억 원의 개발 이익 중 일부를 회수할 기회를 날려버린 점에 대해선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이 마땅하다. 민간 개발사가 아파트 전체를 민간 임대로 하겠다던 계획을 임대 10%, 분양 90%로 변경 요청한 것, 기부채납 용지를 재산가치가 떨어지는 땅으로 교환하자는 요청도 성남시가 모두 수용해 개발사에 이익을 몰아주었다고 감사원은 확인했다. 더욱이 성남시가 용도변경을 승인할 때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사가 사업에 참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의심스럽다.
수사를 맡은 경기남부청이 정치적 의도 없이 공정한 수사 결과를 밝혀주기를 바란다. 대장동 사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이 관리감독과 공공성 보장은커녕 투기에 참여하는 행태에 국민의 공분이 크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수사라는 논란에 빠질 소지가 크다는 점도 감안해 정밀한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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