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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로 가기로...출범까지는 곳곳에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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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비상상황임을 선포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대선과 6·1지방선거를 연달아 승리한 집권여당이 새 정부 출범 80여 일 만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의 실패와 차기 당권을 둘러싼 내분 등이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수습의 가닥이 잡혔지만, 비대위의 성격과 운영 기간,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차가 뚜렷한 만큼 비대위 출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89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이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의총 결과 의원 절대 다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추인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이 비상상황인지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고, 극소수 의원(1명)을 제외하고는 비상상황이라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헌(96조)은 당대표의 궐위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초선, 재선, 중진 의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비대위 체제 전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장에서 "현재 당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다. 의원들의 총의와 용단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당내 일각에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은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대위 전환'도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현역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국민의힘이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안정시키자는 데 뜻을 모은 배경에는 여권이 처한 냉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달 29, 30일 설문)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8.9%로, 지난주 갤럽조사(긍정평가 28%)에 이어 또다시 30%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25~29일 설문)에서도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33.1%였는데, 일간 기준으로는 긍정평가가 28.7%까지 떨어진 날(29일)도 있었다.
의총에서 비대위 체제로 총의가 모인 만큼 당 지도부는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절차에 즉각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비대위 전환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비대위 구성을 위해서는 우선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 소집을 의결해야 한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15명이 임명된다.
현재 최고위원회의에선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정미경 최고위원이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 소집 안건에 반대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김 최고위원은 "의총 결과와 상관없이 비대위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했다. 다만 최고위원 사퇴 선언을 한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아직 사퇴서를 내지 않은 상태라 최고위로 복귀하면 의결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사표가 수리된 상태다.
최고위 의결이 불가능할 경우, 전국위 소속 재적위원 3분의 1이 소집을 요구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소집 거부권이 있는 서병수 의원이 변수다. 현재 서 의원은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편 의원 절대다수가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곤 있지만, 그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장제원 의원 등 '친윤석열계' 인사들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조해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전제로 당의 혁신을 주도하는 '돌파형 비대위'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가 종료되는) 1월 9일 본인이 원하면 돌아올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해서 비대위를 해야 한다"며 "조기 전대 개최는 이 대표가 돌아올 길을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을 누가 임명할지도 문제다. 당헌상 전국위 의결을 거쳐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해야 하는데, 이 대표는 '사고' 상태이고 권한대행도 없는 상황이다. 임명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당헌·당규상 해석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당내 최다선(5선)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필두로 주호영·정우택·조경태 의원 등이 꼽힌다. 원외 인사의 경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물망에 올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경우 최근 언론을 통해 거듭 당으로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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