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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 종식'이라더니… 2주 만에 악성전염병 의심환자

입력
2022.08.25 10:41
수정
2022.08.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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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 양강도 지역 발열자 4명
"밀무역 성행한 지역"… 연관성 의심
통일부 "北 발표 봐야… 협력 뜻 여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전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전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 승리'화 함께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13일 만에 북한에서 4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북한의 방역체계에 또다시 구멍이 뚫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에 의하면 23일 양강도의 한 단위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4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악성전염병'은 그간 북한 당국과 매체가 코로나19를 언급할 때 주로 썼던 표현이다. 새로 발생한 발열자 4명은 과거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겪지 않았던 이들로 북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발병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해당 지역에서 주민 이동을 엄금하도록 조치했다. 신문은 "신속기동방역조, 신속진단치료조를 긴급동원시켜 의진자들을 대상으로 핵산검사와 유전자염기배열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적 범위에서 방역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데 의하면 우리 경내에서 악성비루스전파가 종식된 후 악성전염병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발생한 양강도는 북중 접경지다. 이에 북중 밀무역으로 인한 전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양강도는 강폭이 좁아 과거부터 밀무역에 의한 장마당이 성행한 지역"이라며 "밀무역이 재개됐다면 주민들의 생활난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양 교수는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대규모 회의나 집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전국 확산 가능성은 낮다"며 "이날 선군절 행사를 어떻게 치르는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그간 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주장했던 남측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은 이번 의심 환자 발생과 연결시키기엔 거리가 멀다. 다만 북중 접경 통제 단속을 강화하면서 남북 접경지역에 대한 감시 역시 함께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북한에서 발열자 6명이 발생했을 때 조사 결과 위장염 등 다른 질병에 의한 것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며 "이번 의진자에 대해서도 (북한의 추가 발표) 결과를 보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언제든 북한 내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호응한다면 즉시 보건·방역 관련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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