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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장 영장기각, '셀프수사'로 참사 진상 밝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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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주요 피의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에 대한 구속영장이 5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현장 책임자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셀프 수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래서야 참사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수본이 처음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 4명 중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에 대한 영장은 발부됐다. 하지만 이들은 인파 사고 우려를 담은 정보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기 때문에 참사 원인 규명이라는 수사의 ‘본류’가 아니다.
원인 규명의 첫 단추는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입증이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부실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키웠고, 사고가 예견됐는데도 사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실장은 참사 전 신고가 쏟아졌는데도 초동 조치에 미흡했고, 현장 상황을 늦게 보고한 혐의다. 법원은 그러나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론 이들의 구속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특수본이 한 달 넘게 이들 혐의를 다지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는데도 법원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특수본 출범 초기 제 식구를 엄정히 수사할 의지와 역량이 있겠냐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면 하루빨리 경찰 지휘부와 행정안전부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돼야 한다. 그런데 이번 영장 기각으로 특수본이 혐의 보강에 나서야 하는 만큼 수사가 더뎌지거나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 크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통이 깊어갈 유족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참사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가려내 엄중히 처벌해야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다. 특수본은 경찰의 명운을 걸고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찰 셀프 수사의 한계를 넘을 국정조사도 더욱 시급해졌다. 여야는 힘겨루기를 멈추고 책임부터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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