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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하려다 영웅 만들면 어쩌나... 민주당의 한동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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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헌법재판소가 2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효력을 인정할 때만 해도 이 법에 극구 반대해 온 한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탄핵을 관철하기 쉽지 않은 데다 자칫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만 키우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난처한 표정이다.
한 장관 탄핵론은 24일 민주당 강경파 초선의원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황운하 의원이 불을 댕겼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법권을 침해한 시행령 통치에 대해 다수당이 나서야 한다"며 "한 장관의 탄핵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가세했다. 이들은 29일 국회에서 '탄핵제도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도 28일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탄핵 사유는 넘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헌법상 국무위원의 탄핵은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이 있을 때 가능하다. 탄핵 찬성파는 한 장관이 주도해 온 법무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이 모법(검수완박법)의 취지에 반한 만큼 위법이라고 강조한다. 한 장관은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헌재 결정과 시행령은 양립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시행령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한 장관 탄핵에 회의적이다. '검수원복' 시행령 추진 이유만으론 중대한 위법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은 28일 MBC 라디오에서 "김용민 의원을 빼놓고는 탄핵을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승원 의원도 '처럼회' 멤버라는 점에서 강경파 내 이견이 표출된 셈이다. 전날 박홍근 원내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누가 탄핵 얘기를 하나"라고 반문하며 "지도부에서 논의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탄핵카드는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한 장관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발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탄핵이 결과적으로 한 장관한테 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재임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징계를 계기로 존재감이 급등해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길'을 걸으려면 대통령을 배신하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데 절대 못할 것"(김용민 의원)이란 반론도 있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꼼수 탈당' 문제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한 장관의 거취를 압박할 때마다 역공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한 장관은 27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그 헌재 결론조차 '위장 탈당' 등 심각한 위헌·위법적 절차가 입법과정에서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사과는 제가 아닌 민주당 의원들이 하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굳이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해서 여야 논쟁이 있는 '검수완박' 이슈를 키우기보다는 현 정권의 '굴욕외교' 공세에 집중하는 전략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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