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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 '수해 골프' 홍준표 징계 절차 개시

입력
2023.07.20 18:22
수정
2023.07.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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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시 골프 금지, 품위유지 규칙 위반
윤리위 앞두고 사과·SNS 글 자진 삭제
"봉사 등 향후 반성 행보 양정에 고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0일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홍 시장은 전날 국민과 당원에 대해 사과하며 뒤늦게 반성의 뜻을 보였지만 징계 절차 개시를 막지 못했다.

당 윤리위(위원장 황정근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골프를 치며 부적절하게 처신하고,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반성 없이 언론을 저격하며 잇단 설화를 빚은 게 징계 절차 개시 사유가 됐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17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자연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내가 (대구시에) 비상근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 (골프는)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리규칙 22조 2항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경위를 막론하고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리위는 홍 시장이 논란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을 상대로 한 발언들이 당 윤리규칙 4조 1항(품위유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떳떳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홍 시장은 지난 18일 윤리위 회부가 결정되며 당내 분위기가 급변하자, 이튿날(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시장은 이날 윤리위 회의를 앞두고 '시대착오적 서민 코스프레를 하지 말라'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 등의 표현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SNS 게시물 두 건을 자진 삭제하기도 했다. 향후 '당원권 정지' 수준의 중징계가 가능하다는 엄중한 당내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다만 홍 시장의 향후 행보가 징계 수위 결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회의 전 취재진과 만나 "홍 시장의 사과가 양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며 "수해 현장을 찾아 가족을 위로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모습을 보이면 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의 징계 수위는 오는 26일 윤리위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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