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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200조 한전, 정치인 사장이 정상화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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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공석 상태인 한국전력공사가 새 수장을 맞을 예정이다. 최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차기 한전 사장 후보자로 김동철 전 국회의원(4선) 등을 추천했다. 이들 중 산업통상자원부가 단수 후보를 추천하면 한전 이사회와 주주총회, 산업부 장관 제청 등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이미 업계에선 김 전 의원의 선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연 지금 한전 사장으로 정치인 출신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잖다. 지난 6월 말 연결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 원도 넘어섰다. 사상 처음이다. 한전은 올해도 7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내년부턴 법에 따라 신규 한전채를 발행하지 못해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1961년 출범 이후 가장 큰 위기인 셈이다. 이런 공기업을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도 없고 경영 능력을 증명한 적도 없는 정치인에게 맡기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다.
한전 부채가 늘어난 건 다름 아닌 정치 논리로 인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할 때도 올리지 않은 데에 기인한다. 문제를 풀려면 정치 논리를 배제한 채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게 첫걸음이다. 정치인 사장이 취임하면 정치가 개입할 여지는 줄긴커녕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는 전 정권이 저지른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는 것이고, 위기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지난 62년간 한전 사장으로 정치인이 선임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권을 막론하고 이런 불문율을 지켜온 건 한전이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특별한 위상과 독립적 역할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다. 앞으로 에너지 안보와 새로운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새 정부가 주요 공기업 사장에 선거 당시 기여한 이들을 앉힐 순 있지만 이럴 때도 지켜야 할 관행과 삼가야 할 금도는 있는 법이다. 최소한의 명분과 전문성은 갖춘 이를 찾는 게 순리다. 정치인을 보내도 괜찮은 자리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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