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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보는 정시' '수능 기준 높인 수시' 증가 전망… "수험생 학업부담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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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간다?'
서울 주요 대학 정시 40% 규제,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뚜렷한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행되고 있는 현행 대입 제도에서 많은 수험생은 이런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를 주로 보는 재수생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상이 단적인 예다. 수능 응시생 중 졸업생 비율은 2019학년도 24.7%에서 2023학년도 31.1%로 늘었고, 다음 달 치러질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1996년(37.3%) 이래 최대가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점을 현재 중학교 2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7년 이후로 옮겨 입시 전문가와 대학 관계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은 "글쎄요"다. 지난 10일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대한 반응이다.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내신성적 산출 방식이 고교학점제 시행과 맞물려 5등급 절대·상대평가 병행으로 변경되면서, 9등급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수능은 입시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다만 수능 또한 선택과목 폐지로 공통과목으로만 치러지게 돼 변별력에 제약을 받게 됐다.
이런 제도 개편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내신·학생부를 보는 정시' '수능 최저기준 및 학생부가 중요한 교과전형'처럼 여러 성취 기준을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대학이 많아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당국은 공통과목 출제로 융합형 지식 습득을 강조하는 수능과, 선택과목 수업으로 적성·소질에 맞는 심화학습을 유도하는 내신(고교학점제)이 대입에 조화롭게 반영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학생 입장에서는 수능과 내신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 학습 부담이 가중되고 자칫 사교육에 더욱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시 전형의 '복합평가' 흐름은 이른바 'SKY 대학'을 필두로 이미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정시에서 '수능 80%·교과평가 20%'로 신입생을 뽑았다. 교과평가는 학생부의 교과 이수 현황, 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평가한다. 학생이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골라 들었고, 교사로부터 어떤 성적과 평가를 받았는지를 수능 점수와 함께 평가한 것이다. 고려대는 올해 정시에 수능 점수 외에 학교 내신 성적을 20% 반영하는 '수능-교과우수전형'을 신설했다. 연세대도 2026학년도 정시부터 내신 성적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은 이번 시안 발표, 고교학점제 2025학년도 전면 시행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대입제도가 개편되더라도 전형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대는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평가 방식을 계속 준비해왔다"며 "현행 전형을 유지해도 무리 없이 (학생 선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생부 교과전형 역시 다른 평가 요소가 더 많이 가미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과전형은 수능 최저 기준을 강화하거나, (학생부) 정성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입학처장은 "(내신 5등급 상대평가 시행에 따라) 지금은 상위 4%인 내신 1등급이 상위 10%로 늘어나게 되면 최상위권 대학은 어떻게 학생을 변별할지가 고민일 것"이라며 "정성평가를 강화하거나 교과전형을 아예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부산대 경북대 등은 학생부 교과전형에 학생부 정성평가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내신·학생부를 균형 있게 챙기는 게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더 이상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다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했다. 이런 입시 환경 변화는 학업 부담 증가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이만기 소장은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바람직하지만, 학생들에게는 '고통의 트라이앵글' 시대가 돌아왔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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