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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경고·회장 삭발에도 의정협상 끈 붙드는 의협,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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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재추진에 또다시 맞선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태세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말에 긴급 대표자 회의를 소집해 정부를 성토하고 '총파업 투표'를 경고하는 등 언뜻 보기에는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을 연상시키는 기세이지만, 집단행동 돌입에 모호한 단서를 달고 내부적으로 의정 협상 유지 필요성을 설득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신중한 기류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정 관계, 여론 구도 등에서 의협 입지가 3년 전에 비해 불리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개최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전체 회원을 상대로 총파업 투표를 할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일방 추진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다. 파업의 임계점이라 할 수 있는 '일방 추진'이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다.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창구도 열어두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공유된 자료에 의하면 의협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견제와 대응을 위한 창구로 의료현안협의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회원들에게 의정 협상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한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의협과의 양자 협상 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와 별도로, 의료계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보정심에서도 의대 증원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의협은 오는 29일 복지부와 제19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8차 회의에서 복지부의 '의대 정원 수요조사' 발표를 비난하며 회의 시작 30분 만에 퇴장한 지 일주일 만에 회의를 재개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직전 회의에서 논의하지 못한 중증·필수의료 적정 보상 방안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 같은 의협의 신중 기조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에 우호적인 여론 △정부의 협상 전략 △2020년보다 약한 파업 동력 등을 배경으로 들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2.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도 이 같은 여론을 강조하며 의협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복지부는 전날 의협 회의 직후 입장문을 내고 총파업 가능성을 언급한 점에 유감을 표명했다. 복지부는 입장문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의협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생명·건강과 관련된 국가 정책"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면서 의료단체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언급해 협상 상대로 의협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려 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의협이 이전에 비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파업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파업 동력은 3년 전보다 약화했다는 게 중론이다. 당시에는 전공의들이 파업을 주도하며 파급력을 키웠고 의대생들도 국시 거부로 가세했지만, 이번엔 이들 모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의대생의 국시 거부와 동맹휴학을 이끌었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경우 2020년 이후 3년 동안 회장 선출에 실패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꾸려져 구심력이 악화된 상태다. 한 의대 학생회 관계자는 "의대 내에서 의견 수렴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의대협 비대위원장도 돌아가면서 맡는 자리라 대외적으로 나서길 꺼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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