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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분노가 이룬 작은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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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3년 3월 18일 정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 솔즈베리(Salisbury)의 여성 50여 명이 다운타운의 한 생필품 가게로 몰려들었다. 정부 고시가격에 밀가루를 팔라는 요구를 상인이 거부하자 그들은 손도끼로 상점 문과 창고를 부수고 난입, 밀가루와 당밀, 소금과 함께 현금 20달러까지 빼앗아 떠났다.
남북전쟁 중이었고, 2년 전 연방에서 탈퇴한 노스캐롤라이나 청장년층은 모두 남부 연합군의 일원으로 전장에 나가 있었다. 북부연방이 ‘남부연합 봉쇄(Union Blockade, 1861~65)’, 즉 대서양과 멕시코만 일대 주요 항구를 봉쇄해 군수물자 유입을 막던 때였다.
남부는 전쟁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생필품 등 물자 부족 사태에 허덕여야 했다. 커피 수입이 중단되면서 뉴올리언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치커리(chicory) 가루를 대용품으로 한 ‘치커리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상인들은 생필품 사재기로 폭리를 취했다.
남부 문화는 대체로 여성에게 가정에서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역할 외에 공적-사회적 활동을 삼가는 것을 미덕으로 치지만, 남편을 전장에 보낸 당시 남부 서민 여성들에겐 가당찮은 요구였다. 그들은 남편 대신 밭 갈고 수확해 전쟁 세금을 납부하고 어린 자녀와 노부모를 부양해야 했다. 노동과 굶주림에 허덕여야 했지만, 전시 남부의 거의 모든 카운티 정부는 상인들의 횡포를 알면서도 손을 쓰지 못했다. 그 불만과 분노가 주부들의 폭동으로 터져 나온 거였다.
지역 신문 ‘캐롤라이나 워치맨’도 기사에서 표 나게 주부들의 역성을 들었다. “카운티 커미셔너들은 지난 수요일 우리 거리에서 일어난 주부들의 폭동 현장을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힌 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빵 폭동으로 체포되거나 기소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사건 직후 남부연합군 정부는 참전군인 가족을 위한 물자 배급제도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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