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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이종섭 결단 내린 尹, 당정 갈등 봉합일까 압박일까

입력
2024.03.20 10:50
수정
2024.03.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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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대사, 25일 방산 공관장회의 맞춰 귀국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스물한 번째,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스물한 번째,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에도 경질할 만한 사안은 아니란 게 윤 대통령의 뜻이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의 요구에 반응을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에 당정 간 정면충돌은 잠시 피하게 됐다. 하지만 완벽한 봉합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거취문제와 친윤석열(친윤)계가 한 위원장에 반발하고 있는 비례공천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대변인실 메시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황 수석이 사석에서 MBC 기자에게 ‘언론인 회칼 테러’ ‘5ㆍ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보도된 지 엿새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황 수석의 처신이 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고 크게 화를 냈지만 정치권의 사퇴 요구엔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황 수석을 감싸는 윤 대통령의 고집이 총선 판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당에서 확산되자,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 형식으로 한발 물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황 수석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당정 갈등이 잦아든 건 아니다. 야당 공세와 여론 악화의 중심에는 ‘이 대사의 도피 출국 의혹’이 있다. 도처에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이 대사의 거취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 대사가 총선 전 국내 외교안보 관련 회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시 귀국할 때에 맞춰, 이 대사 거취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사가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협조 입장을 보이고 있고, 윤 대통령도 이 대사의 임명 절차가 정당했고 해임을 불가하다는 입장이 분명한 상황이라 이 대사 해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황 수석 자진사퇴 수용이 한 위원장을 향한 무언의 압박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결국 비례공천을 두고 대통령실은 의문을 표했고 그게 친윤 인사를 통해 발현된 게 갈등의 핵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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