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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퇴진 집회 vs 여당 대표 회동…尹정부 3년, 노선차 뚜렷해지는 양대노총

입력
2024.11.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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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권퇴진 운동 박차
다음 달 7일 3차 총궐기 예고
한국노총은 대화 기조 이어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면담도

양경수(왼쪽 두 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기 앞서 조합원들과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양경수(왼쪽 두 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기 앞서 조합원들과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의 대정부 노선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주요 노동 현안을 두고 정부·여당과 대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민주노총은 '정권 퇴진'을 목표로 장외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22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관련,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해당 집회에선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조합원 10명을 포함한 11명이 체포됐다. 조합원 4명에겐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됐다. 경찰은 양 위원장 등이 폭력 시위를 사전 기획했다는 혐의를 두고 민주노총 지도부 7명을 내사해왔다.

양 위원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그날 경찰은 완전 무장을 한 채로 나타났다"며 "집회 참석자 행진을 가로막은 것도 경찰이고, 폭력과 다툼을 유발한 것도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폭력과 탄압으로 정권 안위를 지킬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의 말로는 비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 국민투표'라는 이름으로 정부 비판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선전전이 끝나는 다음 달 7일에는 3차 정권 퇴진 총궐기를 열 계획이다. 노총은 내년도 주요 사업 목표도 '정권 퇴진 총력 투쟁'으로 정했다.

한국노총, 한동훈 만나 '입법 협력' 당부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담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담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국노총은 대정부 관계에 보다 온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는 등 대립각을 세울 때도 있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는 등 대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노총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담회가 열렸다.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정년 연장, 기후변화에 대응한 노동 중심 산업전환 등 양측이 공감하는 정책 의제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화 주제에는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도 포함됐는데, 이 법은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를 포함해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모든 사람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정부와 집권 여당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국정 전환이 필요하다"면서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보호를 포함한 핵심적인 정책 의제 4가지를 제안한다"며 입법 협력을 요청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여당과 한국노총이 접점을 찾아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며 "함께 논의하고 제대로 된 우선순위를 정해 제대로 실천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노총은 주요 노동 현안에도 기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년 연장의 경우 한국노총은 찬성 입장이지만 민주노총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사회적 대화의 경우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등 기존 기구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새로운 기구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향후 정부가 노동약자지원법 제정, 근로기준법 단계적 확대 적용을 추진할 예정인 만큼, 양대 노총이 각 사안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공조할지가 입법 시기와 내용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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