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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전서 엇갈린 ‘반칙’ 명암…우승한 변상일, 자멸한 中 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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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왼쪽) 9단과 커제 9단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3번기·3판 2선승제) 결승 3국에서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연초부터 한·중 동갑내기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세계 메이저 기전 타이틀 매치가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로 마무리됐다. 잇따른 따낸 돌(사석) 관리 규정 위반과 함께 자멸의 길로 들어선 중국 바둑계 간판스타인 커제(28) 9단이 한국의 변상일 9단에게 사실상 우승컵을 헌납하면서다.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3번기·3판2 선승제) 결승 3국에서 커제 9단이 변 9단에게 155수 만에 기권했다. 이에 따라 전날 열렸던 2국서 반칙승을 거뒀던 변 9단은 2승 1패로, ‘제29회 LG배 기왕전’ 우승에 골인했다. 변 9단은 지난 2023년 벌어졌던 ‘제14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에 이어 2개의 세계 메이저 기전 우승트로피를 적립했다.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3번기·3판 2선승제) 결승 3국에서 커제 9단에 의해 따내진 변상일 9단의 2점의 백돌이 규정에 따라 지정된 (바둑) 돌통 뚜껑이 아닌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다. 유튜브 캡처
새해 첫 세계 메이저 기전으로 주목됐던 이번 ‘제29회 LG배 기왕전’은 희대의 반칙패 해프닝 논란과 함께 얼룩졌다. 전날 진행됐던 결승 2국에 이어 3국에서도 불거진 커제 9단의 사석 관리 규정 위반 논란 탓이다. 한국 바둑 경기 규정 제4장 벌칙 제18조 경고 조항 중엔 사석을 (바둑)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을 경우 경고와 함께 벌점 2집이 부여된다. 만약 중복된 실수를 범한다면 해당 선수에겐 2차례 경고 누적 혐의로 ‘반칙패’가 주어진다. 이 규정은 대회 직전, 이번 ‘LG배 기왕전’ 참가 선수들에게 모두 공지됐다. 커제 9단은 해당 규정 위반으로 이번 ‘LG배 기왕전’ 2국에서 변 9단에게 패배했다.
커제 9단은 3국에서도 대국 도중, 우변에서 155수에 이어 따낸 변 9단의 돌을 오른편에 놓인 통 뚜껑이 아닌 왼편의 대국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이에 커제 9단은 경고를 주기 위해 다가간 심판에게 “심판의 통보 전에 사석을 통 뚜껑에 놓았으니 문제가 없지 않느냐”며 고성으로 강하게 항의했고 대국도 2시간 이상 지연됐다. 논란 직전까지 3국 판세는 대국 초반 좌변 전투 가운데 나온 커제 9단의 치명적인 실수로 일찌감치 변 9단에게 기울었다. 이때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는 100% 가까이 변 9단에게 향했다. 논란 직전에도 변 9단의 99% AI 승률은 유지됐다.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3번기·3판2선승제) 결승 3국에서 커제(맨 왼쪽) 9단이 한국 기원 관계자들에게 대국 규정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결국 한국기원에선 규정대로 2집 벌점을 수용하고 대국을 이어가거나 몰수패로 처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커제 9단은 한국기원의 방침 거부와 더불어 기권을 택하면서 이번 ‘제29회 LG배 기왕전’도 막을 내렸다. 이번 ‘제29회 LG배 기왕전’ 3국에 배정된 손근기 심판은 “커제 9단에게 충분히 정해진 규정을 설명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연초부터 중요한 세계 기전이 이렇게 끝나게 되면서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29회 LG배 기왕전’ 우승자에겐 3억 원이, 준우승자에겐 1억 원이 수여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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