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의선 "미국에 31조 투자"...트럼프 "현대차는 관세 안 내도 된다"

2025.03.25 05:17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겠다고 알렸다. 정 회장은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해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철강과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며 "루이지애나에 새로운 시설을 설립해 미국 내 1,300개 일자리를 창출해 더 안정적이고 자립적인 자동차 공급망 토대가 될 현대제철 투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금액은 부문 별로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 달러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량을 50만대까지 늘려 현지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제철 해외 1호 생산 거점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마련해 완성차 밸류 체인을 완성한다.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재건 등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대응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미국에서 톱티어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전략에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국을 포함해 미국 밖에서 만들어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이날도 자동차 관세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지시각기준] 한국 미국
  • [KEB하나은행 기준]
  • [단위]국제 : 달러/배럴국내 : 원/리터

"에너지 혁신 없이 AI 패권 없다"… 전력수요 폭증 해결 나선 미국 과학자들

“인공지능(AI)을 넘어 인공일반지능(AGI) 기술 발전 경쟁에서 우리(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승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합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개최된 ‘미국 에너지 고등연구계획원(ARPA-E) 서밋’의 기술 쇼케이스 현장. 미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플렉스노드'의 타리프 아부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자사의 데이터센터 모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플렉스노드가 ARPA-E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이 데이터센터는 레고처럼 모듈형으로 구성돼 수요 변화에 따라 쉽게 크기를 확장할 수 있고 설치가 빠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에 비해 단위당 더 많은 서버를 수용할 수 있고 액체냉각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아부시 CTO는 “엔비디아는 연례 개발자 행사 GTC에서 현 제품보다 3배 뛰어난 컴퓨팅 성능의 AI반도체 ‘루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수용하기 위한 더 생산적인 전력 솔루션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혁신연구기관인 ARPA-E는 최신 연구개발(R&D) 동향을 소개하는 연례 서밋을 지난 17~19일 열었다. ARPA-E는 미국 에너지 리더십을 유지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를 지원한다. 최전선의 연구가 소개되는 만큼 올해 행사에는 미국을 비롯한 27개국에서 2,800여 명의 연구자와 기업인이 참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서밋을 관통하는 주제는 ‘AI 패권경쟁’이었다. 에너지가 기술 패권을 위한 열쇠로 강조된 것이다.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AI는 단지 산업 효율성이나 과학 연구 촉진을 넘어 국방의 문제”라며 “에너지 시스템을 보다 빠르고 집중적으로 성장시켜 그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핵심이 됐던 기후변화 대응이나 에너지전환 기술은 올해 부차적인 논의 주제가 됐다. 서밋에서 소개된 핵심 기술도 AI 기술 개발을 지원할 데이터센터 활용이나 컴퓨팅 과정의 전력 효율화가 주를 이뤘다. 카를로스 디아즈-마린 ARPA-E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폐열을 활용해 대기 중 직접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가동하고, 이를 통해 센터 운영을 효율화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에밀리 킨저, 벤 와이너 연구원은 각각 광학 컴퓨팅과 물리기반 컴퓨팅을 이용한 AI 가동 및 데이터센터 효율성 향상 연구를 발표했다. 전력 공급을 늘리기 위한 에너지 생산 증대 방안 논의도 활발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이 주로 논의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원자력에 시선이 쏠렸다. 윌리엄 호락 ARPA-E 연구책임자는 트럭과 비슷한 크기의 ‘초소형 원자로’를 대량 생산해 데이터센터나 선박의 에너지원을 대체하는 연구를 공개했다. 미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콘스텔레이션은 원자력발전소의 초기 대규모 자본 투자를 해결할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몇 년 뒤 ARPA-E의 화두는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패권 대비로 이어질 전망이다.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 상용화와 양자우위 달성이 도전적 과제라면서도 수년 내에 양자컴퓨팅이 에너지 효율 향상에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도 보였다. 마크 페이퍼마스터 AMD CTO 겸 부사장은 “컴퓨팅 효율은 매년 두 배씩 증가하나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는 그 절반"이라며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하려면 테크기업이 에너지 기술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호관세 D-9… 산업부 "美, 한국 실행 관세 0%대 확인했지만…결정은 트럼프 몫"

3주 동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두 차례 만난 정부가 4월 2일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를 피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여러 차례 설명 끝에 미국 측이 한미 간 실행 관세가 0%대라는 점을 이해했다지만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 달려 있는 상황. 정부는 시나리오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와 관련해 미국 측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실행 관세율이 0에 가깝다고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도 이 점을 이해했음을 확인했다"며 "미국이 잘못 알고 있던 것들, 해소되지 않은 점들을 설명했고 (상대는)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2월 말 러트닉 장관 취임 이후 첫 면담 때보다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면담 직전 있었던 대한항공과 미국 보잉·GE에어로스페이스 간의 구매 계약도 영향을 줬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미국산을 더 구매하고 미국에 더 투자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며 "트럼프 2기 들어 양국 관계 장관이 기념식에 처음으로 공동 참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달 2일로 예고된 상호 관세 부과 이전에 예외를 인정받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국가별 관세율은 양국 간 관세율 차이·비관세 장벽·내국세·환율·정책 등 다섯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미국이 계산해 내놓는 거라 한국에 얼마가 책정될진 모른다. 미국 측 각료들도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다'는 입장이라 이들이 오해를 풀었다고 해서 관세율에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데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도 함께 부과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부과 이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산업계에 대한 구체적 지원책도 그때서야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부과 이후) 우선 업계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 가장 먼저 물어볼 것"이라며 "또 우리의 주요 경쟁국들은 몇 퍼센트의 관세율을 맞았는지 고려해 지원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민감국가 지정과 관련해서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룬 결과"라면서 "민감국가로 지정돼도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받았지만 최대한 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분야 장관급 대화와 민관 합동 에너지 포럼 등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트렌드줌인]성장성 높은 아시아 스타트업 상위 50개, 한국이 최다 차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성 높은 신생기업(스타트업) 50개 가운데 한국 기업이 가장 많았다. 최근 해외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공동 조사해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500'에 따르면 상위 50개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이 18개로 가장 많았다. 각각 10개를 배출해 두 번째로 많은 인도와 싱가포르에 비하면 두 배가량 많다. 스태티스타와 FT는 매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14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매출 증가율이 높은 500개 기업을 발표한다. 올해 7회째인 이번 조사는 2020년 매출 10만 달러 이상, 2023년 매출 100만 달러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1위는 인도의 개인간(P2P) 대출 서비스 제공업체 렌드박스로 536%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 3위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말레이시아의 보롱(466%)과 이테일리(408%)다. 국내 스타트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곳은 연평균 매출 성장률 403%로 4위에 오른 공연예술 기업 라이브러리 컴퍼니다. 2017년 설립된 이곳은 엔니오 모리코네,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히사이시 조 등 유명 영화음악가들의 공연 기획으로 유명하며 창작 뮤지컬 제작 및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대체불가 토큰(NFT) 등을 발행한다. 5위를 차지한 해빗팩토리는 각종 보험상품을 비교해주는 금융기술(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연평균 매출 성장률 326%를 기록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판매하는 젠테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 198%로 20위에 올라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 2020년 창업한 이곳은 매출이 첫해 18억 원에서 2023년 488억 원으로 뛰었다. 영어 교육 앱 '말해보카'로 유명한 이팝소프트도 연평균 매출 성장률 176%로 25위를 기록했다. 국내 교육기술(에듀테크) 스타트업 중 1위다. 인터넷으로 자동차 구매와 판매,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봇모빌리티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 285%로 176위, 인공지능(AI)으로 화질을 개선하는 포바이포(141%)는 29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상업용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알스퀘어와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펀딩 플랫폼 와디즈, 웹사이트 구축도구를 제공하는 아임웹은 4년 연속, 개인용 미니창고 '다락'을 운영하는 세컨신드롬, 사이버 보안업체 스틸리언, 글꼴 개발업체 산돌 등은 3년 연속 선정됐다. 500대 기업 전체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포함된 국가는 싱가포르(108개)였으며 한국과 일본이 각각 91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75개)과 일본 도쿄(71개)가 각 70개 이상 스타트업을 보유했다. 눈에 띄는 것은 순위에 들기 위한 최소 매출 성장률이 예년보다 줄어든 것이다. 올해 500대 기업에 들기 위한 최소한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8.12%로 지난해 15.1%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