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김영선 동석 때 "돈 실었다" 녹취… 檢, 공천장사 정황 확보
2024.11.21 04:30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공천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았음을 입증할 만한 녹취를 검찰이 확보했다. 두 사람은 금전 거래를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두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돈 전달'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화가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6월 1일) 전에 △명씨 △김 전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이 참여한 대화의 녹취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김 전 소장이 '(차량에) 돈을 실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화 시점은 2021년 말~2022년 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 명씨, 김 전 의원, 김 전 소장이 각각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배모씨와 이모씨에게 공천 관련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2,000만 원씩 받았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따라서 이 녹취는 공천 거래가 주로 이들이 직접 만난 자리에서 현금을 통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배씨 등이 건넨 돈에 대해 '잘 모른다'며 김 전 소장 등이 개인적으로 거래한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중인데, 검찰은 이 녹취를 근거로 명씨 등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시의원 예비후보)가 명씨에게 직접 '공천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도 확보,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직접 공천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명씨는 배씨(군수 예비후보)와 이씨를 알게 된 후 줄곧 '윤 대통령 부부 등과 잘 알고 지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들과의 일화를 자주 언급하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명씨가 4선 의원(당시 기준)인 김 전 의원과 함께 움직인 점도, 예비후보자들이 보기엔 명씨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이해될 여지가 충분했다. 이씨와 배씨는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김 전 의원이 맡았던 조직의 지역위원장을 맡았는데, 김 전 의원이 이들을 직접 위원장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이 실제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지역위원장에 선정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명씨와 김 전 의원 모두 예비후보자들에게 '공천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 일조했고, 금품 거래 정황 역시 두 사람 다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 배씨와 이씨가 명씨 측에 '김건희 여사 본 적이 있느냐'거나 '공천 사기 아니냐'는 취지로 따졌다는 명씨 주변 전언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김 전 의원 선거보전금이 두 사람에게 각각 3,000만 원씩 흘러갔는데, 공천 탈락 후 항의하는 이들을 달래려고 이미 받았던 정치자금 일부를 되돌려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당분간 배씨와 이씨가 명씨 등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전달한 자금의 성격이 무엇인지 사실관계를 보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21일엔 김 전 소장과 배씨, 이씨 간 대질 조사가 예정돼 있다. 아울러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실제 영향력을 미친 정황이 있는지 따져보기 위해 검찰은 최근 당시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원 일부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