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배우 송재림 사망...자택서 발견 "유서도 남겨"

배우 송재림이 1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39세. 경찰에 따르면 송재림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서울 성동구 소재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점심 식사 약속을 한 지인이 고인의 자택을 방문해 발견 후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택에서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모델 출신 배우 송재림은 2009년 영화 ‘여배우들’ 단역 출연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은 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우씨왕후', 영화 ‘용의자’ ‘야차’, ‘미끼’ 등에 주·조연으로 출연했다. 지난달 13일 막을 내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 오르며 최근까지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정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임시완·탑이 싸웠다'... '오겜' 시즌2 '배척 사회' 풍자로 비극 키웠다

"난 이 게임을 해봤어요.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 예고편에서 기훈(이정재)은 이렇게 울부짖듯 소리쳤다. 참가자들에게 게임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그런 놈이 여기를 왜 다시 기어들어 와?"란 참가자들의 냉소뿐이다. 게임 중단을 원하는 기훈의 가슴엔 'X' 자 모양의 빨간색 스티커가, "한 번 더!"를 외치며 게임을 계속하길 원하는 참가자들의 가슴엔 'O' 자 모양의 파란색 스티커가 각각 붙어 있었다. 다음 달 26일 공개될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선 3년 전 이 게임에서 우승한 기훈이 사람 목숨을 담보로 456억 원의 상금을 건 이 잔혹한 서바이벌이 반복되는 걸 막으려는 과정이 그려진다. 뜻을 이루기 위해 기훈은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가장 달라진 규칙은 'O·X 투표'. 시즌2에선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상금을 받기 위해 계속 게임을 이어갈지와 중단할지를 결정한다. 예고편 영상을 보면, 투표를 끝낸 참가자들이 숙소에서 'O' 자와 'X' 자 불이 켜진 두 곳으로 갈라져 대립각을 세운다. "편 가르기로 인한 갈등이 요즘 많잖아요. 영토(러시아 전쟁), 종교(중동 지역) 문제로 밖에선 전쟁이 벌어지고, 국내에선 노년·청년 세대의 갈등뿐 아니라 '이대남'(20대 남자) '이대녀'(20대 여자)란 표현으로 젠더 갈등이 벌어지고 있고요.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집단을 '틀리다'고 말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자주 봤죠. 그 풍자적 요소로 O·X 투표를 통한 서로 간의 구별을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중요한 테마로 녹였습니다."지난겨울 충남 소재 '오징어 게임' 촬영장에서 만난 황동혁 감독이 들려준 시즌2 연출 의도다. 3년 전 공개된 시즌1이 자본주의의 계급화를 비판했다면, 시즌2는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집단에 대한 극단적 배타성 표출에 따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혐오' 현상을 직격한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너랑 나랑 다르고 내가 맞고 너는 틀리다'는 대비를 부각하기 위해 숙소 바닥에 'O·X'를 빨간색과 파란색 조명으로 구현했다"고 세트 제작 배경을 들려줬다. 시즌2엔 게임 참가자들의 인연이 곳곳에 엮여 있다. 기훈이 시즌1에서 함께 경마장에 간 친구는 390번(이서환)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예고편에서 7번(양동근)은 백발 여성인 149번(강애심)과 나란히 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나중엔 그를 껴안고 눈물을 흘린다. 어머니와 아들 관계로 추정된다. 황 감독은 "시즌2에선 시즌1보다 더 많은 사적 관계가 있는 참가자들이 등장한다"고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서바이벌의 비극을 키우기 위한 장치다. 시즌2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전재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성훈이 단발머리의 파격적 모습인 120번 참가자로 나오고, 강하늘은 긴 머리를 묶은 채 388번 참가자로 등장한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조유리도 222번으로 출연했다. 예고편을 통해 게임에 참여한 젊은 배우들이 여럿 눈에 띄자 일부 누리꾼은 "가상화폐 등 새로운 경제 문제가 다뤄질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영어 버전 예고편엔 보라색 머리를 한 그룹 빅뱅 출신 탑(본명 최승현)이 숙소에서 333번으로 게임에 참가한 임시완을 주먹으로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의무경찰 입대 전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적발돼 2017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탑을 캐스팅해 논란이 불거진 만큼, 시즌2 공개 후 그의 캐릭터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2에 이어 시즌3는 2025년에 공개된다. 시즌2 숙소 벽면엔 철봉 같은 것을 잡고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새 시리즈에 등장할 게임 등 스포일러 유출을 막기 위해 넷플릭스는 '007 작전' 같은 보안 속에 촬영을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 새 시즌 제작에 참여한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배우들은 촬영장에 갈 때마다 비밀 유지 서약서를 썼다. 개인 촬영 자체를 막기 위해 휴대폰에도 보안 스티커를 붙였다. 복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종이 대본도 없앴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한 배우의 소속사 한 관계자는 "대본을 모니터로만 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가 시청한 드라마란 대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의 시즌2, 3 제작은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진행됐다.

여성 혐오 '퐁퐁남'은 네이버웹툰 무대응...인종차별 '참교육'은 드라마로 제작

#. 220만 명에 달하던 네이버웹툰의 하루 이용자는 최근 20만 명 정도 줄었다. 웹툰 작가 등용문인 네이버웹툰 ‘2024 지상최대공모전’ 1차 심사에서 제목부터 소재까지 여성 혐오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이세계 퐁퐁남’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10, 20대를 중심으로 한 달 가까이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 배우 김남길 팬들은 지난 7일 김남길에게 웹툰 ‘참교육’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 드라마에 출연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냈다. 원작 웹툰은 인종차별, 여성 혐오, 학생 체벌 옹호 등으로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김남길은 이튿날 “많은 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작품은 안 하는 게 맞다”며 출연을 고사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과 웹툰 제작사 등이 혐오 표현 논란으로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제대로 된 입장 표명 없이 수수방관하는 이들 업체들에 대해 차별과 혐오를 거부하는 세계적 흐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세계 퐁퐁남’은 지난 9월 네이버웹툰에서 처음 공개됐다. 결혼 10년 차 39세 남성이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는데, 여성을 돈을 목적으로 결혼하고 자해 후 남성에게 폭행죄를 뒤집어씌우는 존재로 그렸다. 제목인 ‘퐁퐁남’은 모범적 남성이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과 결혼해 여성의 과거를 깨끗이 씻어준다는 온라인 용어 ‘설거지론’에서 나온 말로, 대표적인 여성혐오 표현이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부교수는 “여성의 문란한 성생활이라는 개념 자체가 여성을 ‘결혼할 순결한 여자’와 ‘성 경험이 있는 문란한 여자’라는 이분법 안에 두는 것이고 (미국의 철학자) 케이트 만은 이렇게 여성을 분할 통치하는 것이 여성 혐오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버웹툰은 '퐁퐁남' 논란에 사실상 무대응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현재 공모전 2차 심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또 네이버웹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티나게 매입하기” 등 ‘불매’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가 웹툰작가연합이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판 성명서를 내는 등 역풍을 맞았다. 네이버웹툰이 과거 ‘전지적 독자 시점’의 집게손가락(엄지와 검지로 만든 ‘ㄷ’ 모양) 장면을 수정하는 등 ‘남성 혐오’ 주장에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점에서 선택적 검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는 “매출의 문제이든 내부 인식 때문이든 남성 독자를 더 신경 쓴다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20년 가까이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 자리를 유지하는 네이버웹툰은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드라마 제작을 추진 중인 네이버웹툰 ‘참교육’ 역시 숱한 논란을 겪었다. 이 웹툰은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가상의 정부 부처 직원들이 문제 학생과 교사들을 폭력적으로 응징하는 내용이다. 2021년에는 페미니즘을 가르치는 여성 교사의 얼굴을 때리는 내용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 일었고, 지난해에는 흑인 학생을 비하하는 장면이 나와 해외 독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북미 플랫폼에서는 이 웹툰이 삭제됐다. 그러나 웹툰 제작사인 와이랩은 웹툰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도 제작하기로 했다. 성 평론가는 “웹툰의 문제가 드라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도 제작사는 제대로 된 입장이나 각색 방향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세계적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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