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우원식 의장 만난 시진핑 "APEC 방한 고려… 한국, 내정 문제 해결 지혜 있다"

2025.02.07 19:4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한 호텔에서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APEC) 정상회의에 국가 주석이 참석하는 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함께 참석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상이 한국 국회의장을 만난 것은 2014년 12월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을 접견한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과 우 의장은 당초 예정됐던 15분을 훌쩍 넘겨 42분간 대화했다. 분위기는 상당히 우호적이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우 의장에게 "한중 관계 안정성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불법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 등 한국의 정국 혼란에 관해서는 "한국 국민이 내정 문제를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우 의장도 "한국은 불안정하지 않으며 한국인의 저력으로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개방과 포용 정책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으며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우 의장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후속협정 성과 도출, 한중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적 관리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간 문화 교류 활성화도 대화 주제로 올라왔다.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한령(한국 콘텐츠 제한)'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한한령 완화·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도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면서 "문화 개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감정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송환과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우 의장에게 "몇 년 전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월 평화회담’ 설까지… 우크라·러시아 종전 논의 급물살?

"취임 24시간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4년째 계속되고 있는 포성이 멈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종전 협상에 열의를 보이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준비가 "진전된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회담이 2월이나 3월에 열릴 수 있다"고 구체적인 시점까지 언급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4일 "미국과의 접촉이 이루어졌으며 최근 강화됐다"고 밝힌 점도 회담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그동안 관련 질문을 모두 무시하던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양국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수석보좌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 대표단의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이 이달 말로 확정됐다"고도 알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와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도 최근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다만 이달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은 미국이 부정했다. 켈로그 특사는 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종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최소한 다음 주에는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뮌헨회의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한다. 켈로그 특사는 "유럽 고위 지도자들과 논의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며 "다음 단계(종전 논의)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도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나마 일대일로 탈퇴에 中 "미국 협박 때문… 일대일로 먹칠됐다"

파나마가 중국 주도의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 일대일로(一帶一路)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미국이 파나마운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며 파나마에 압박를 가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중국은 "미국의 협박으로 일대일로가 먹칠을 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소재 자국 대사관에 일대일로 탈퇴 통지서 제출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정(일대일로)을 체결한 사람들의 의도를 모르겠다"며 "협정이 파나마에 무엇을 가져다주었나"라고 말했다. 당장 미국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파나마의 일대일로 탈퇴가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트럼프 리더십의 본보기"라며 "승리"라고 칭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파나마운하가 중국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파나마운하를 다시 돌려받아야 한다"고 파나마 정부를 압박해 왔다. 지난 1일에는 루비오 장관이 해외 첫 순방지로 파나마를 찾기도 했다. 탈퇴 결정이 미국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물리노 대통령은 "이번 결정은 내가 내린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연관성을 부정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문 이전에 이미 정해진 사항"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곧장 중국은 반발하고 나섰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압박과 협박으로 일대일로 공동 건설 협력에 먹칠하고 파괴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파나마가 협약을 지속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가자 구상'에 발등 불 떨어진 아랍국가, 방미 외교 총력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소유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은 이후 중동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가자 주민 강제 이주에 반대하는 아랍 정상들은 연달아 미국을 방문하는 등 '가자 구상'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 비판도 무시하며 이스라엘과의 밀착 행보를 이어갔다.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재 뉴스매체 뉴아랍은 이집트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11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는 데 이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1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인접국인 이집트와 요르단에 가자 주민 수용을 요구한 상태다. 물밑 외교전도 치열하다.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외무장관 5명과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 1명은 이번 주 초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가자 주민 이주에 반대한다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 이집트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 연방의회 의원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들에게도 '(가자 구상 때문에)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 협정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강경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자 구상이 이집트와 요르단에는 '최악의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 모두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외교 스타일'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미국의 개입을 막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사우디·UAE·카타르와의 합의에 기반한 실용적 계획 △비무장화된 가자지구 재건 방안 △가자지구 임시 행정부 통치 책임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두 나라에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이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키자 미 국무부도 수습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13~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과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순방할 예정이다. 중동 주요국들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 방문 중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기자들에게 "(가자 구상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임시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기는커녕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더욱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ICC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3,000여 명 사상자를 낸 기습공격을 기념하는 '황금 무선호출기(삐삐)'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작전이었다"고 화답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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