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앞다퉈 '반기문 띄우기'...왜?

"계파 내 대선주자 찾기" 해석 속 "김무성 대표 견제 성격" 분석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새누리당 친박계가 29일 차기 대선주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거론하기 시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이날 국회에서 ‘2017년 대권지형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출마할 것이란 의견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반기문 변수에 따라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가 좌우될 수 있어 이런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분위기를 띄우자 안홍준 의원은 “당내 인사로 정권 창출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대세가 한쪽으로 돼 버려서 치열한 경선을 해야 한다면 반 총장을 영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반 총장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몸을 정치 반, 외교 반 걸치는 건 안 된다고 했다”는 얘기를 전한 유기준 의원도 “(야당과 여당 후보군의) 지지율이 큰 차이가 나서 이 대표나 언론에서 (반 총장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면서 “우리가 처음 화두를 던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어쨌든 그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해해달라”고 가세했다.

이 같은 친박계의‘반기문 띄우기’에 대해 일단 차기 주자가 없는 친박계 내부의 대선주자 찾기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무성 대표 체제 등장과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 활동 등으로 비박계 잠룡 그룹이 기지개를 펴면서 위기감을 느낀 친박계가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도 넘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 대선주자를 거론하기 이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대표 견제의 성격이 더 짙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