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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반기문 측근들이 대선 후보 의사 타진"

입력
2014.11.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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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 높일 수 있는 세계적 지도자" 출판기념회서 새정치에 영입 주문

친박에 이어 야권서도 러브콜 "새누리당 견제성 발언" 분석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3일 ‘뜬금 없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띄우기에 나섰다. 최근 여권 내 친박그룹이 반 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한 데 이어 이번엔 야권에서도 맞불식 군불을 때기 시작한 것이다.

권 고문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과 상당히 가까운 측근들이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나에게 타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 총장이 훌륭한 인물이고 국가적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였고 새정치연합에서 영입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고문은 이어 “(나는 그들에게) 반 총장을 존경한다, 그만한 훌륭한 분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직업외교관으로서 명성이 충분히 쌓여있고 사람이 온건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세계적인 지도자로 우뚝 서 있고 국격도 높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이 최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는 시점이라 권 고문의 전언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영입을 타진할 정도로 적극 나선 반 총장의 측근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측근 한 명은 국내에 있고 다른 한 명은 외국에 있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권 고문은 특히 반 총장 측근들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시점에 대해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이었고 최근에도 있었다”며 애매한 입장을 보였고, “그 메시지에 반 총장의 뜻이 담겨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누가 언제 어떤 얘기를 왜 했는지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하지는 못한 셈이다.

권 고문은 대신 새누리당 안팎에서 반 총장을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미 여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게 반 총장 측근들의 얘기였다”면서 “여권에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 포럼’은 지난달 29일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는 친박계가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의원 등의 차기 주자 군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권 고문의 언급은 진위 여부를 떠나 여권 견제용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여야 모두 아직까지는 차기 대선의 필승카드를 찾지 못한 터라 반 총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당연할 수 있다”면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카더라 통신’을 남발하거나 일방적으로 ‘우리 편’임을 주장하는 건 여의도 정치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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