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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망론' 휴화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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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니다" 단정적 부인은 안해
친박·비노, 또 군불 지필 가능성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국내 정치권의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장은 여야의 아전인수식 움직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반 총장 대선 출마론’이 차기 총선ㆍ대선까지를 의식한 정치권 인사들의 이해관계와 직간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재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반 총장은 이날 사무총장실 명의의 언론 대응자료에서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반 총장의) 향후 국내 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는데 대해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결집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신국 국내 정치 관련 보도가 계속된다면 유엔 회원국들과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되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자신의 이름이 국내 정치상황과 연관돼 거론되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정치권의 논란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의 경쟁적인 ‘반기문바라기’가 언제든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충청권 출신인 반 총장이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는데다 현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감안할 때 비정치인 출신으로 안정감을 주는 국가지도자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여야 모두 내부 갈등을 조정ㆍ관리하기 위한 카드로 반 총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기문 대망론’은 언제든 여의도 정치권의 핵심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내에선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비노진영이 친노세력에 맞서기 위해 각각 반 총장 대선 출마설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반 총장이 국내 정치권의 최근 논의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밝히면서도 정치권 진출 여부나 대선 출마 가능성 등에 대해 단정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도 ‘반기문 대망론’이 휴화산으로 남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내부 계파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반 총장을 ‘우리 편’으로 선점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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