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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친이계를 들었다놨다… '밀당고수' 우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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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야 국회의원 통틀어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름을 거론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우 원내대표의 인기는 도리어 새정치연합보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치솟고 있다는데요. 그 비결은 친박과 친이 사이를 넘나드는 ‘양다리 밀당(밀고 당기기)’에 있었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요새 들어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새정치연합은 연일 ‘4자방(4대강ㆍ자원외교ㆍ방산비리)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이명박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일종의 SOS를 치는 셈이죠.
이 의원은 통화에서 “그만 좀 캐라”며 협박(?)이 가미된 부탁을 했다는 전언입니다. 특히 두 사람은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이끌며 개헌 전도사로 각별한 동지애를 맺어온 만큼 이 의원 입장에선 우 원내대표의 십자포화 공세에 적지 않은 서운함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17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번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청와대 회동에서도 4대강 사업 국정조사에 공감하는 듯 얘기했다”며 친박계와 친이계를 분리 대응하는 전략까지 더해 밀당 고수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야당 원내당직자들은 “세월호 3법 합의 당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도 사자방 국정조사 불가피성에 공감했다”거나 “친박에서도 국정조사는 시간 문제라고 하더라”는 기류를 전하며 친박 친이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 원내대표가 친박계에 마음을 다 준 것은 또 아닌가 봅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말로 함구령을 내린 개헌론의 불씨를 지피며 친박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도 우 원내대표는 “사견을 전제로 작심하고 말하겠다”며 박 대통령 면전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설파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표정이 굳은 박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던 이 원내대표는 “이제 그만하시라”며 우 원내대표를 부랴부랴 만류했다고 하죠.
결국 우 원내대표는 친박과 친이 어느 쪽에서도 완벽한 내 편이라 자부할 수 없어 애타게 공을 들여야 할 지렛대가 된 셈이죠. 이를 두고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한 손에는 개헌, 한 손에는 사자방을 들고 친박과 친이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는 자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양다리 밀당 전략의 성공여부는 정기국회 이후 우 원내대표의 양손에 뭐가 들려 있는지 두고 봐야 할 일 같습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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