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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네번째 소환… 檢과 질긴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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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등 두차례 유죄, 모두 사면으로 풀려난 경력
이번엔 자원외교 비리로 출두, 손 인사 하는 등 여유… 검찰 밤 늦게까지 조사
70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 및 회사자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성완종(64) 경남기업 전 회장이 3일 검찰에 소환됐다. 과거 각종 비리에 연루됐던 그의 검찰 출두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이날 오전 9시57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성 전 회장은 모여든 취재진에게 “검찰 조사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며 혐의와 관련한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검찰이 정한 포토라인에 선 것이 처음이 아닌 때문인지 그는 손을 들어 인사할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나중에는 대동한 3명의 변호인을 향해 “갑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 조사실로 향한 그는 밤늦게까지 조사받았다.
성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사기,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크게 3가지다. 분식회계를 통해 회사 자금 사정이 좋은 것처럼 속였고, 해외자원개발사업 참여 명목으로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를 통해 460억원의 융자를 받았으며, 회사자금 230억원 가량을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범행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7일까지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신중하게 말했으나, 검찰주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를 예상하고 있다.
성 전 회장과 검찰의 악연은 어느 기업인이나 정치인보다도 질긴 편이다. 그는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두 차례나 유죄 선고를 받았다가 모두 사면 받은 유별난 경력도 갖고 있다. 먼저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민주연합에 정치자금 16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2005년 5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당시 기소되기 직전 그는 17대 총선에 출마, 김종필 전 총리에 이어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이름을 올렸지만 자민련이 선거에 참패하면서 원내입성에 실패했다.
사면 뒤에도 그의 행로는 순탄치 못했다. 사면 3개월 뒤 행담도 개발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수사를 받고 기소된 것이다. 당시 경남기업 사장이던 그는 행담도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받는 대가로 김재복 전 행담도개발 사장에게 120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혐의(배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대통령 특면사면을 받게 된다. 무려 두 차례에 걸친 특사로 참여정부 실세와의 친분 설이 파다했지만, 정작 그는 2007년 12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에 발탁되는 광폭 행보를 자랑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된 뒤 이번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세 번째 수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하자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충남 서산ㆍ태안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두 당이 합당하면서 새누리당 의원이 됐다. 그러나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도 잠시였다. 선거 4개월 전에 지역 자율방범연합회에 청소년 선도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적발돼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고, 그는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날 검찰에 나온 성 전 회장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에게 제기된 70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은 이전 사건의 혐의보다 훨씬 무겁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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