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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 안전지대로 이동시킨 뒤 통째로 인양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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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크레인 이용 와이어 연결, 수심 낮고 유속 느린 곳으로 옮겨
기상 양호한 5~6월, 9~10월 선체 끌어 올리는 작업 예상
배 무게중심 정확히 파악 어려워 최악 상황 땐 선체 파손 우려도
전체 기간 12~18개월 소요 / 비용은 900억~2000억원 관측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해 ‘적극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인양은 기정사실로 굳어져가는 모습이다. 이제 관심은 인양 방식과 기간, 비용 등. 정부는 인양 방식과 관련, 선체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켜 통째로 인양하는 방식을 매우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복수의 해양수산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범한 뒤 현장조사 및 인양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이하 기술검토TF)는 ‘선체에 체인 및 크레인 연결→ 안전지대 이동→ 플로팅독 장착→ 인양’의 4단계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수집한 선체상태, 해저지질, 유속 등 조사내용을 기반으로 가장 실패 위험성이 낮은 방안을 두고 최종 조율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정부안은 우선 해저 43m 부근에 누워있는 선체 주요 부분에 체인과 와이어를 설치해 선체를 해저면에서 수십㎝~수m 가량 들어올린 뒤 수심이 20~30m로 낮고 유속이 느린 안전지대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해수부는 최소 1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작업 시 간섭을 최소화 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의 1만톤급과 삼성중공업의 8,000톤급 크레인 두 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통상 체인 설치 작업은 1~3개월이 걸린다.
이후 실질적인 인양준비에 돌입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선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수면 아래 10~20m까지 배를 끌어올려 플로팅 독에 넣기 위해서는 현재 해저면에 왼쪽으로 누워 있는 선체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집기 등이 넘어지며 선내에 남아 있을지 모를 실종자 9명의 시신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작업 전 수색을 진행할 계획이다.
선체를 끌어올리는 작업은 예년 기상 상황을 고려해 5~6월 또는 9월 하순~10월 중순이 유력해 보인다.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이 이날 해수부에서 제출 받아 공개한 ‘세월호 선체 정밀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태풍 발생이 적고 수온과 파고, 유속조건 등이 양호한 이 시기를 최적으로 꼽고 있다.
정부가 면밀한 검토를 거쳐 세부적인 인양 계획을 세웠지만, 여전히 기술적인 걸림돌은 많다. 가장 큰 것이 바로 배의 무게 중심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등 선내 화물이 사고 직후 쏟아진 뒤 현재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길이 145m에 이르는 선체의 어느 부분이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확한 계산 없이 체인이나 와이어를 설치할 경우, 인양 과정에서 선체의 일부가 부서지거나 두 동강이 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해상 크레인의 안정성도 관건이다. 크레인은 통상 조선조 내 잔잔한 바다에서 선박건조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시속 8㎞에 이르는 빠른 유속과 초속 10m 전후의 풍속, 0.5~2m의 파고 등이 크레인에 영향을 줘 서로 충돌하거나 체인으로 연결된 선체의 무게중심을 흐트러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기상상황의 경우, 태풍의 발생시기나 횟수가 예년 패턴을 벗어난다면 작업에 차질은 불가피하다. 기술검토TF의 한 관계자는 “불확실한 데이터가 많고 각종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있어 예상보다 추가 검토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전체 인양 기간이 12~18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9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내부 검토를 통해 약 900억원의 비용과 13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던 것에서 다소 늘어난 것이다. 이번 비용 추산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루 8억원이 넘는 크레인 대여료와 바지선 등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장비 임대료가 제외된 만큼 실제 비용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다소 비용과 기간을 부풀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업체의 이윤 확보 및 실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우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것”이라며 “실제 인양업체 선정 후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양 후 선체처리 및 보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까지 세워놓고 있지 않고 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인양 이후를 논의하진 않았으나 처리 방안은 국민적 여론을 감안해 결정해야할 것”이라며 “사고를 기억하는 기념물이 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정부는 이달 말로 예정된 TF의 최종보고서에는 인양여부 결정에 충분한 참고가 되도록 최소 3~4개의 인양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인양 방법 가운데 위험성이 가장 낮은 방안을 담고 각각의 장단점 및 비용, 인양 소요기간을 기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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