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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의 전쟁 앞장선 李총리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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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와 같은 충청권 출신 깊은 친분
李측 "죽음과 아무 관계 없어" 선긋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사실상 ‘자원비리’를 겨냥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더구나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는 충청권 출신의 오랜 지기여서 더욱 곤란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1950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이 총리는 51년 충남 서산 생인 성 전 회장의 충청도 1년 선배다. 둘은 또 16대 국회 당시 자민련 소속으로 일하면서 같은 당적을 갖고 깊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치 역정은 다소 엇갈렸다. 이 총리는 98년 자민련에 입당해 대변인과 원내대표격인 원내총무를 두루 역임하면서 16대 국회의원을 거쳐 2004년 충남도지사까지 당선되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성 전 회장은 번번이 고배를 마시다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자민련의 후신인 선진통일당 후보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 총리는 이런 인연 탓으로 9일 성 전 회장의 죽음이 알려진 뒤 집무실에서 TV 뉴스를 지켜보면서 침통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또한 성 전 회장의 극단적 선택을 ‘부정부패와의 전쟁’과 연계시키는 정치권 일각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이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부패와의 전쟁이 결과적으로 오랜 지기를 무너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10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죽음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의 장례 참석 여부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신분에서 개인 자격으로 문상을 가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자신의 총재 특보단장을 맡았던 성 전 회장의 극단적 선택에 “그렇다고 목숨을 끊다니…”라며 애도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49재를 마친 김 전 총재는 조문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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