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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사퇴… 스스로 직무정지…" 李총리 대정부질문서 뭇매

입력
2015.04.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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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으십니까, 고인 숨지기 전날 총리 언급 왜…"

"총리 인준 과정 때 충청포럼 동원, 플래카드 수천장 제작 소문" 맹공도

李 "내 이름 왜 들어갔는지… 檢 수사에 당연히 응할 것" 맞서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 도중에 순간적으로 눈을 감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 도중에 순간적으로 눈을 감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던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집중 공세 속에 야당 의원들로부터 “당장 사퇴하라”는 지적까지 당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이어지자 이 총리는 “검찰 수사에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맞서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부터 이 총리를 힐난했다. 김 의원은 “이완구 총리님. 왜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으십니까”라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죽음에 대한 심경을 질의했다. 이 총리는 이에 “지난달 22일 전화에서 억울한 점을 이야기하길래 억울하고 미흡한 점 있으면 검찰에 가서 상세히 말하라고 원칙적 말씀만 드렸는데 섭섭해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자신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직설적으로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법률 위반 의혹에 휩싸여있는데 총리 직무를 잠시 중지하고 수사를 받고 무죄를 입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리는 “(사퇴 대신)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성 전 회장이 주도한 충청포럼에 가입하지 않았고, 후원금도 받지 않는 등 “고인과 인간적 친소 관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에선 “성 전 회장이 불법정치자금을 자민련에 제공할 당시 이완구 총리가 원내총무였다”(홍영표 의원),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 통합 때 성 전 회장을 충남 도당위원장으로 추천한 사람이 이 총리였다”(정청래 의원)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후 성 전 회장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는 제보가 있다”(박완주 의원) 등의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홍영표 의원은 특히 성 전 회장이 총리 인준 과정에서도 충청포럼을 동원해 이 총리를 지원했다는 주장도 공개했다.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 등 이 총리 인사청문회 기간 충청권에 나붙었던 수천 장의 플래카드 제작을 충청포럼에서 지원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나 전화통화도 안 했느냐”고 물었고, 이 총리는 “충청권 플래카드는 자발적인 걸로 알고 있었지 충청포럼과 연계한 것으로 알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연관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는 동시에 물귀신 작전도 펼쳤다. 그는 수사 범위 관련 질문에 “평소 (성 전 회장) 행태를 볼 때 대단히 많은 분, 특히 정치인과 교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이 총리에게 성 전 회장 구명 활동을 해온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야 의원들, 충청권 의원들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고 만난 적도 있다. 나한테 구두로 한 분들 중에는 야당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가 11일 오전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했던 지역 인사는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가 전화해 ‘(성 전 회장과) 돈 얘기는 안 했느냐’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언급 자체가 돈 수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이는 대목이다. 이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통화 사실은 인정했지만 통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2012년 대선 때 혈액암 투병 중이라 대선 지원을 못했다는 이 총리가 지원 유세에 나선 사진이 이날 공개돼 거짓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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