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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선캠프 돈ㆍ조직 관리, 서병수ㆍ유정복ㆍ홍문종 주목

입력
2015.04.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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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직 인사에 보험 들려는 사람 많아"

검은돈 유입 없어도 사고 가능성 충분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인의 정권 실세 중 서병수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유독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인방이 2012년 대선에서 중책을 맡았을 뿐 아니라 선거자금 관리에 깊숙이 간여했기 때문이다.

서 시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박근혜 후보 캠프 당무조정본부장을 함께 맡아 당과 캠프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었고, 홍 의원과 유 시장은 바닥을 훑어가며 표를 모으는 조직ㆍ직능 총괄본부장을 각각 맡았다.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관계자는 “조직ㆍ직능본부장은 크고 작은 지역ㆍ직업 모임을 상대로 지지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캠프 조직 중 가장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직능총괄본부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직능단체 수를 1,200여개까지로 늘렸는데, 회원수가 3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시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직능단체 등의 지지선언을 통한 세 불리기에 총력을 쏟았다”며 “여의도에서는 새누리당 조직ㆍ직능 분야에만 1,000억원 이상의 ‘실탄’(자금)을 퍼부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새누리당의 대선자금 사용 내역에서는 빈틈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새누리당은 대선 이후 법정 제한액(559억원)에 못미치는 498억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당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선거자금은 ‘박근혜의 약속 펀드’ 252억원 가량과 은행 대출로 200억원을 충당했고, 후원회기부금은 8억3,426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가 어느 무엇보다 돈 문제에 엄격했다”며 “선거자금이 풍족하지 않아 의원들이 자비를 털어 보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선거에는 공식 선거자금 외에 회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자금이 상당하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캠프 차원의 ‘검은 돈’ 유입은 없었다 하더라도 요직에 있는 인사들에게 ‘보험’을 들려는 인사가 적지 않았던 만큼 ‘사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이 ‘부조’ 차원으로 돈을 건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중앙선대위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면서도 “지역 차원에서 자금과 사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이들 중 대선 이후 제대로 안 챙겨준다고 섭섭해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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