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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등장 인사들 "檢서 결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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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불러달라" 사뭇 결연무드
무작정 결백 주장보다 유리 판단
추가 물증 없자 물타기 역공 분석도
검찰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리스트에 등장한 인물들이 일제히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응하겠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일부 인사는 “차라리 빨리 불러달라”며 결연한 의지를 과시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 이례적으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 나와 성완종 전 경남회장이 2006년 자신에게 10만 달러를 건넸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검찰에 나가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독일재단으로부터 초청을 받아가서 모든 비용이 그쪽에서 나왔다”며 “노무현 정부 하에서 영향력 있는 실세도 아닌 야당의원이었는데, 무엇 때문에 거금의 여비를 줬겠냐”며 결백을 주장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7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허태열 전 비서실장도 “저의 협조가 필요하면 주저할 것 없이 아주 성실하게 성의를 갖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 대선 당시 2억원 등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친박계 핵심 의원들도 검찰의 신속한 수사만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며 적극적인 협조 의지를 내비쳤다. 홍문종 의원은 “죄 지은 게 없으니 내가 먼저 검찰에 불러달라고 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대선이 얼마나 깨끗한 선거였는지 증명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번 일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며 “성 전 회장의 메모가 박근혜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만큼 의혹을 남기면 안 된다”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 수사의 첫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도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유독 저만 당내 경선 자금이고, 한 사람 건너서 전달했다고 한다”며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제가 표적이 되었는지 앞으로 검찰수사로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사들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대통령이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한 상황에서 무작정 선 긋기에 나서기 보다는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우선 제기됐다. 추가적인 물증이 제시되지 못하자 선제적으로 역공에 나섰다거나, 야권 인사들까지 엮기 위한 물타기 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청와대가 정면돌파 카드를 꺼낸 시점에 맞춘 행보라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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