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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평균 안전교육 예산 고작 260만원… 그마저 국영수 보충수업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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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줄어들고
소규모 테마여행 늘었지만
학생들 안전 담보 아직 역부족
“여러분은 지금부터 여섯 살이라고 생각하고 선생님의 말을 들으세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광여고 시청각실에서는 14일 전남 지역으로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진행된 안전교육이 한창이었다. 교사들은 학생안전은 5,6세 아이들을 돌보듯 작은 것까지 신경 써야 한다며 이 학교 1학년 학생 130여명을 대상으로 버스로 이동할 때 주의할 점, 숙소에서의 소화기 사용법과 식품ㆍ성폭력 관련 주의사항까지 한 시간 동안 교육을 진행했다.
김순규 1학년 부장교사는 “올해 수학여행의 가장 큰 목표는 안전”이라며 “안전교육은 결국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한데 실제 상황을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 각 학교들과 시도교육청은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학교 중 이달까지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 중 배로 이동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가 안전도가 높은 장소를 선호하고 제주도를 가더라도 비행기를 이용한다” 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일선 학교에 학생들의 관리ㆍ감독이 어려운 대규모 수학여행 대신, 100~15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을 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육여행을 가는 경우 안전 교육을 이수한 안전요원의 동행과 2차례 이상의 여행지 사전 답사를 의무화 한 운영 매뉴얼도 배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만으로는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010년 7만7,496건, 2012년 10만365건, 지난해 11만6,527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예산도 넉넉하지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안전교육ㆍ훈련 예산은 315억원으로 지난해 190여억원에 비해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국 1만2,000여개 학교에 평균 260만원 가량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 이 예산 안에서 강사 섭외와 안전 교육 자료를 제작해 배포해야 하는데, 안전 체험교육에 필요한 소방ㆍ교통ㆍ안전 종합체험학습관 비용만 학생당 5,000원~1만원 수준으로, 2,000명 가량의 학생이 있는 학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선진국들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안전교육을 학교과정에 편재하고 적극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학교안전 정책이 선진국의 사례를 반영하되 무엇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학교 안전 교육 강화 노력에도, 일선학교에서는 입시 교육에 밀려 관련 방송을 틀어주고 넘어가는 등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입법조사처의 ‘학교안전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시ㆍ도교육청별 고교 안전교육시간은 충북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가 의무시간(44시간)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신모(44)씨는 “사회는 안전 교육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입시가 최우선이라 안전 교육 시간에 국영수 보충 수업을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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