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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캠프서 한나절 보낸 성완종, 당시 '물증'이 관건

입력
2015.04.14 17:08

진술만 있는 단계…목격자·사진 등 증거 나오면 폭발력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원외교비리 등 검찰조사와 관련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일고 있다. 성 전 회장은 다음날 정치권의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시스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원외교비리 등 검찰조사와 관련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일고 있다. 성 전 회장은 다음날 정치권의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시스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14일 공개됐다. 검찰 수사의 단서가 흐릿하게나마 하나씩 잡혀가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와 액수뿐만 아니라 돈의 명목, 이 총리를 찾아갈 당시 정황까지 자세히 밝혔다.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 때 이완구 당시 후보에게 3천만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이 전부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 정치자금 기부행위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답했다. 정치자금법에 정해진 절차를 거쳐 기부한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직은 성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밖에 없다. 검찰은 돈이 오갈 당시 정황에 대한 성 전 회장의 말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은 "그때 선거사무소도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천만원 주고…"라고도 했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를 찾아갈 때 수행한 인물이나 캠프 내부의 목격자가 있다면 수사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전달시기도 불과 2년 전이어서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다른 인사들에 비해 물증이나 관련자들의 기억이 온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리에 대한 수사가 본격 시작될 경우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주장을 토대로 수행비서나 운전사, 목격자 진술 등 당시 현장에 남긴 정황증거를 최대한 확보할 전망이다.

여기에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 계열사 주변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물증과 정황을 꿰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대아건설 등 계열사 공사현장에 내려보내는 비용 명목으로 빼돌려진 32억여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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