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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나누고 아픔 보듬고… 전국 곳곳 추모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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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돕다 숨진 승무원 추도식
기도회ㆍ미사ㆍ문화제 등도 열려
정부 애도 무관한 안전대회 계획 빈축
세월호 참사 1주년을 하루 앞둔 15일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기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보듬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유가족과 시민ㆍ사회단체는 애도 분위기를 참사 당일인 16일까지 이어갈 예정이지만 정부는 추모와 무관한 ‘안전대회’를 계획하고 있어 생색내기용 관변행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 화성시 정남면 수원과학대 도서관 2층 ‘박지영 홀’에는 검은색 옷을 입고 근조 리본을 단 학생과 교수 등 200여명이 모였다. 단원고 학생과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22ㆍ여)씨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다. 이들은 홀 입구에 설치된 박씨의 얼굴을 새긴 부조 동판에 헌화하며 박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김응권 학생복지처장은 “박지영 학우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매 학기마다 장학금을 전달하고 매년 추모 백일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지역인 안산에서는 이날 저녁 경기도 기독교총연합회 주관으로 추모기도회가 진행됐고, 같은 시각 정부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화랑유원지 내 야외음악당에서도 천주교 수원교구가 주최하는 추모 미사가 엄수됐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오후 4시16분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퍼포먼스가 열렸다. 경기도 구리 인창고 학생들과 세월호 자원 활동가 등 약 50명이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가사에 맞춰 함께 율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부산역 광장에서 참사 1주년 추모문화제 ‘다시 피는 꽃으로’가 개최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참사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뜻 깊은 행사들이 치러졌다.
참사 당일인 16일에도 서울광장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진도 팽목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추모의 장이 마련된다. 팽목항에서는 진도군 주최로 희생자 추모식과 천주교광주대교구 주관의 추모미사가 각각 오전과 오후 열릴 예정이다. 안산에서도 4ㆍ16가족협의회와 국민대책회의 주도로 추모제 및 추모음악회가 잇따라 개최되며,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7시부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범국민 추모제가 예정돼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17일 기네스북 등재를 목표로 4,160개의 촛불을 통해 세월호 형상을 만드는 기획도 추진된다.
반면 민간 차원의 추모 물결과 달리 정부는 이날 ‘제1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를 열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민안전처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안전 대회는 세월호 이후 1년 간 경과보고와 국민 목소리 영상, 안전관리헌장 낭독식 등 내용으로 짜여 있다. 하지만 국민 의례와 애국가 제창 정도만 있을 뿐, 세월호 희생자ㆍ실종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의 아픔을 공유하는 일정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부대행사로 계획된 국민안전체험전 및 사진전에도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공간은 없다. 한 유가족은 “참사 당일에 전시용 행사를 강행하는 사실만 봐도 세월호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안전처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의3에 따르면 ‘국민안전의 날’ 행사를 하도록 돼 있다”면서 “세월호 추모식은 가족 주도로 추모행사를 하는 것이고 안전다짐대회는 그와 별도로 국가적인 안전을 돌아보는 국가행사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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