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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與… 비주류도 "총리 사퇴하라"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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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 김용태 "이병기ㆍ우병우 직무 정지"
"총체적으로 무기력에 빠진 상황" 사면초가 몰린 친박계 한숨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여권이 이완구 총리의 거취를 두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비주류 측은 이 총리의 사퇴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지만, 이 총리가 이를 거부하면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친박주류는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져든 모습이다.
비주류, 李총리 사퇴 압박… 朴대통령에게도 화살
옛 친이계를 포함한 비주류는 15일 공개적으로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내일 (해외순방차) 출국하는 동안 직무를 대행할 사람이 총리인데 부패 문제로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 총리가 대행할 수 있겠느냐”면서 “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문수 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100만 공무원의 수장으로서 본인이 진퇴에 대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고,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총리는 명명백백한 진실 규명을 위해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주류 측의 화살은 박 대통령에게도 향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마땅히 대통령이 육성으로 측근들의 연루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한 뒤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주문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이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직무를 정지시킬 것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주류 투 톱’은 외견상 신중모드이지만 사실상 이 총리의 자진사퇴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많다. 김 대표는 야당의 이 총리 사퇴 요구를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도 당내에서 분출한 자진사퇴론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며 여지를 뒀다. 유 원내대표 주변에선 이 총리 사퇴 의견이 다수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아직은 몇몇 의원들이 총대를 맨 형국이지만 수도권과 초ㆍ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총리 자진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이 총리의 잦은 말바꾸기와 목숨을 거네 마네 하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버티겠다는 건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비주류 반격에 무기력… 속으로만 부글부글
비주류 진영의 이 같은 공세에는 친박 주류에 대한 반격의 성격도 크다는 게 중론이다. 비주류는 그간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가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기획수사라고 반발해왔고, 그 출발이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이 총리의 대국민 담화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대상과 기간을 정해놓고 부패 척결을 한다는 건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 총리 자신부터 담화문에서 밝힌 대로 부패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이 자원외교 수사를 실질적으로 총괄해왔다고 알려진 우 민정수석의 직무정지를 공개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비주류의 총공세에 친박계의 속앓이도 커지고 있다. 이 총리를 포함해 박 대통령 주변 인사들 다수가 ‘검은 돈’ 의혹에 휩싸인 상황에서 드러내놓고 정치적 주장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친박계 핵심의원은 “우리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총체적으로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은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대신 비주류 측이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한 데 대해선 발끈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한 친박계 핵심의원은 “마치 ‘이 때다’ 하고 대통령에게까지 총질을 해대는 식으로 가다간 결국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한 목소리를 내야 모두가 살 수 있을 텐데 마치 자기들만 독야청청하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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