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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成의 금품수수자 선별 회의' 제2 녹취파일 확보

입력
2015.04.16 04:40

성완종, 측근들과 폭로대상 골라내

'금고지기' 前 부사장이 檢에 전달

돈 받은 정치인 더 담겼을 가능성

측근 11명 자택 등 15곳 압수수색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15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차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15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차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금품을 준 적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측근들과 폭로 대상을 선별한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이 과정을 녹취한 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녹취파일과는 다른 제2의 파일에는 ‘성완종 리스트’의 작성 배경뿐 아니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다른 정치인들도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커,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금고지기’였던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성 전 회장과 금품수수 폭로 대상을 선별하면서 진행했던 회의 과정을 녹음했으며, 최근 이 파일을 검찰에 전달했다. 이는 앞서 한 전 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기업의 비자금 내역 USB파일과는 별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열린 대책회의에는 성 전 회장과 한 전 부사장, 이모 경남기업 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과거 금품을 전달한 적이 있는 전체 정치인들을 열거해 정리한 다음 공개 방식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부사장은 이날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여권 실세들에 대한 금품로비 의혹이 사실인지 묻는 질문에 “다 나온다. 때가 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2013년 4월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비타500 박스'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나는 칸막이안 테이블에 올려놓고 왔다는 성 전 회장측 인사의 진술을 경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는 성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의 한 은행에서 촬영한 현금 3천만원이 든 비타500 박스. 연합뉴스
2013년 4월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비타500 박스'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나는 칸막이안 테이블에 올려놓고 왔다는 성 전 회장측 인사의 진술을 경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는 성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의 한 은행에서 촬영한 현금 3천만원이 든 비타500 박스. 연합뉴스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 전문도 이날 공개됐다. 성 전 회장은 메모지에 금품액수 없이 이름만 기록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홍성 사람이고, 참 착하고 나하고 가까운 분인데, 처신을 잘해야 한다”며 “아이고 뭐, 뭐, (말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수사 배경에 대해 “(내가) 성장하는 게 배 아파서 그런 것 같다”며 “그래서 (나와 가깝고 가까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의식해 가지고 계속 그렇게 나왔다”고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이날 경향신문으로부터 성 전 회장의 자살 전 인터뷰 녹취파일을 제출받아 정밀 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경남기업 본사와 성 전 회장의 측근인사 11명의 자택 등 총 15곳을 압수수색했다. 성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3,000만원 수수 의혹과 관련, “2013년 4월 4일 오후 이완구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성 전 회장이 (돈이 담긴) 비타500 박스를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이를 부인한 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메모나 일방적 주장만으로는 거취를 결정 못한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팀이 15일 오후 서울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물품 박스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팀이 15일 오후 서울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물품 박스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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