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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찾은 박 대통령 "인양 진지하게 준비할 때"

입력
2015.04.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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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해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방파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해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방파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전격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한 해역에 둘러 쳐진 방파제에 선 채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은 대국민 발표문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며 “또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 드리기 위해 피해 배ㆍ보상도 제 때에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자기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비통한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저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고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 온다”며 “오늘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해 지난 아픈 1년의 시간들을 추모하고 그 분들의 넋을 국민과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도 않고 늘 가슴에 남아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서 느껴 왔다”며 양친을 연이어 흉탄에 잃은 개인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1년 간 겪은 슬픔에 좌절하며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다”며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길에 나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여전히 진행 중인 갈등 해소를 촉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올해를 안전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쯤 팽목항에 도착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팽목항 분향소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헌화와 분향을 할 예정이었으나, 유족들이 박 대통령의 방문에 반발하며 분향소를 폐쇄하는 바람에 분향소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 입구에 놓인 사진들 속 실종자 얼굴을 찬찬히 본 뒤 실종자 가족 숙소를 둘러보고 300m 쯤 떨어져 있는 팽목항 방파제로 향했다. 검정색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방파제 위를 걸어가다 중간 지점에 서서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는 바다를 뒤로 한 채 대국민 발표문을 읽어 내렸다. 박 대통령은 피해자 가족 위로 시간을 포함해 약 40분 간 팽목항에 머물려 했던 원래 계획과 달리 약 20분 만에 팽목항을 떠났다. 박 대통령이 분향소와 방파제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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