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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명령불복 간부 잇따라 숙청…'공포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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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의 지시에 불복하거나 미흡한 성과를 보이는 간부들을 줄줄이 숙청하며 '공포 정치'를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처형했다며, 이는 자신의 지시를 무조건 관철하려 하고 이견을 제시하면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치 스타일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본보기 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차관급인 임업성 부상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주력해온 산림복구 사업의 책임자 중 하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평양 중앙양묘장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산림이 황폐화된 점을 지적하고 직접 군인들과 나무를 심는 등 산림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산림복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간부들을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불만을 토로한 주무 부처 담당자인 임업성 부상을 '시범 케이스'로 전격 처형한 것이다.
같은 차관급인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쓴소리'를 했다가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쑥섬에 들어서는 '과학기술전당'의 지붕 모양을 '돔' 형태로 설계했던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일성화 꽃 모양으로 바꾸라는 지시에 시공도 어렵고 공기도 연장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지난 2월 처형당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과학기술전당 완공에 각별히 공을 들이며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두 차례나 건설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한국 드라마 시청 등 '사상 이완' 현상을 막고 사회 기강을 세우기 위한 총살도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 관현악단의 총감독을 비롯한 관계자 4명이 간첩 혐의로 총살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 황해남도와 중앙의 당 간부 10여명이 한국 드라마 시청 등의 죄목으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처형뿐 아니라 군을 비롯한 고위간부들의 계급을 수시로 강등하는 처벌로도 '군기'를 잡고 있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이달 들어 계급이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등 웬만한 군 간부 중 계급이 강등되지 않았던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계급 강등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5월 평양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도 공식석상에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계급이 상장(별 셋)에서 소장(별 하나)으로 두 계급 강등돼 등장하기도 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과 함께 핵심 실세로 부상했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작년 11월 평양국제공항 건설을 제대로 못 했다는 문책을 받은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간부들에 대한 처형과 계급 강등으로 명령 이행을 무조건 강요하는 이런 통치 스타일은 체제 안정을 위해 권위를 강조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개인적인 성격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젊고 유약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체제 안정과 내부 결속을 위해 지속적으로 '충격요법'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체제가 궤도에 올라야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을 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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