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리 결의 위반… 한국과 긴밀히 협력"

전문가들은 발사 성공 가능성 의심

미국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SLBM 발사에 성공했을 가능성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우리는 북한의 군사행동과 한반도 상황을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뒤 “북한 주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시작으로 2013년 채택된 2094호까지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이 역내에서 긴장을 추가로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그 대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구체적 조치들에 초점을 맞추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견고히 지키고 있으며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전문가들은 SLBM이 새로운 위협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실제로 발사에 성공했을 가능성은 낮춰 보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다니엘 핀크스톤 국제위기그룹 연구원은 “미사일이 실제로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잠수함 대신 잠수함으로 예인된 수중 보관함에서 발사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또 “이번 실험이 중대한 진전이기는 하지만, 아직 전력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추가적인 시간과 실험이 필요하다”강조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원도 “흥미로운 진전이기는 하지만 위협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잠수함에 탑재된 미사일의 사거리가 단거리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기껏해야 수백㎞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개발이 동북아 지역에 대한 위협은 될 수 있지만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도 “북한이 보유한 소형 디젤잠수함은 심해 잠항이 불가능하고 며칠에 한번씩 수면위로 부상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감시망을 뚫고 미국 연안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