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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10년… 1만여 명이 맨발로 하나된 지구촌 축제

입력
2015.08.23 20:00

"문경새재는 맨발로 걸어야 제 맛"

10회째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주한외교사절 대거 참석 '눈길'

문경시 문경새재에서 22일 열린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오감만足 2015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맨발로 산책로를 걷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문경시 문경새재에서 22일 열린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오감만足 2015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맨발로 산책로를 걷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15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이 22일 성황리에 끝났다. 1만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주한외교사절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관문까지 왕복 7㎞의 새재길은 맨발의 참가자로 하나가 됐다.

맨발걷기에는 맨발로

○…신발주머니가 따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출발선부터 뽀얀 맨발의 축제였다. 참가자들은 이날 하늘로 솟는 불꽃을 신호탄으로 새재길을 맨발로 걸으면서 신선한 자연을 만끽했다.

맨발걷기가 습관이 되지 않은 참가자 대부분은 처음에는 발바닥이 아픈 듯 움찔했으나 곧 원래의 속도를 회복했다. 경북 영주에서 온 50대 초등학교 동창생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하다”를 연발하는 등 탁족의 즐거움도 만끽했다.

서울지하철 기관사인 김동식(52)씨는 “시골 출신이지만 나이들어 맨발로 걸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산악회원들과 3관문까지 맨발로 걸었다”며 “산의 정기를 모두 내려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디테일한 게임이 동심을 자극

○…문경새재 왕복코스 곳곳에는 맨발로만 도전할 수 있는 게임들이 참가자들의 동심을 자극했다.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 등이 단체로 뛰는 줄넘기와 맨발 제기차기, 얼음 위 오래버티기, 물총쏘기 등 맨발게임의 승자들은 고급 선글래스와 문경오미자, 토마토 등 푸짐한 경품도 받았다. 이곳 생태공원에서는 30여 명의 숲 해설가들이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봉숭아 물들이기와 솔방울 던지기, 나뭇잎 배 만들기, 나무 연필 만들기 등 숲 놀이의 진수를 함께했다.

특히 올 행사에는 ‘무지개로드 걷기 이벤트’가 열려 흥을 돋궜다. 참가자들은 새재 1관문 앞길에서 무지개 일곱 빛깔 물감이 담긴 스펀지를 밟은 후 가로 세로 7x20m 정도 크기의 흰 천을 지나가며 형형색색 발자국을 남겼다. 경주에서 온 이미란(34)씨는 “우리집 꼬마가 일곱 빛깔 발도장을 모두 찍어보며 흥겨워했다”며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잔칫집에는 국수가 제격

○…이날 문경새재 2관문에서는 잔치국수를 먹기 위한 참가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낮 12시쯤 ‘숲속 음악회’가 열린 2관문에서는 3.5㎞ 정도 새재길을 오른 후 국수를 맛보는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가자들은 음악회 공연을 들으며 노랫가락에 맞춰 어깨춤을 추기도 하고 성악가의 노래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제공한 국수 배식을 위해 질서있게 줄을 선데다 잔반도 깨끗하게 처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숲속 음악회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한 이진락(52) 경북도의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에서 맨발로 걸어본 것도 이색적인데 산 속에서 국수까지 맛본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도 가수왕

○…이날 걷기대회에서는 참가자 중 숨겨진 노래왕을 찾는 ‘나도 가수왕’ 행사가 펼쳐졌다. 걷기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문경새재 입구 공연장에서 평소 자신의 노래와 춤실력을 마음껏 선보이며 끼를 펼쳤다. 전국에서 온 80여 명의 가수왕 도전자 중 ‘바람아 구름아’를 불러 대상을 차지한 심학경(43)씨는 “뜻밖에 큰 상을 타게 돼 너무 기쁘다”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규ㆍ윤희정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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