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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례적 신속 보도… 최소 행동으로 최대 심리적 효과 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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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한' '동시에' 표현 추가해
마라톤 협상의 주도권 강조
"남조선 심각한 교훈 얻었을 것"
황병서 조선중앙방송서 주장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소식을 우리측보다 먼저 발표했다. 북한은 특히 지뢰 도발에 대한 자신들의 유감 표명 사실도 가감 없이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오전 2시 정각에 진행중이던 음악방송을 중단하고 “내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2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이 24일에 끝났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북과 남은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관계발전을 도모하는 원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며 6개 항의 공동보도문 전문을 소개했다. 이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간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한 것보다 3분 앞선 보도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남북 대치와 협상 과정에서 남측에 밀렸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밀리는 듯한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최소 행동으로 최대의 심리적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의 보도 내용은 큰 틀에서 우리 측과 동일했지만, 일부 표현을 추가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합의문의 머리글은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북남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했다”는 내용이다. 우리 측 발표문에는 없는 ‘첨예한’이라는 표현을 통해 어려웠던 협상을 자신들이 주도해 해결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들 매체는 북측의 준전시상태 해체와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내용이 담긴 합의문 4항에 대해서도 ‘동시에’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남측으로부터 확실한 양보를 받아냈음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다.
한편 황병서 인민국 총정치국장은 이날 조선중앙방송에 직접 등장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상대 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뢰 사건에서 시작된 일련의 군사적 대치에 북한의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남겨 향후 남북 대화에서 명분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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