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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통해 군사충돌 국면 해결 큰 의미 - 합의 이행이 변수"

입력
2015.08.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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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문 열고 도발엔 단호,

북측 일방 과실 유감 표명 끌어내

남북관계 회복 위한 주춧돌 불구

핵 문제 전혀 논의 안 돼

전체적 국면 전환은 어려워

북한 예측 불가 행보도 우려"

홍용표(왼쪽)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가 25일 판문점에서 남북 협상을 끝낸 뒤 환한 표정으로 두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표정도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통일부 제공
홍용표(왼쪽)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가 25일 판문점에서 남북 협상을 끝낸 뒤 환한 표정으로 두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표정도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통일부 제공

남북 고위급접촉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화를 통해 군사적 충돌 우려를 해소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극적인 협상 타결로 남북 정상회담의 초석이 놓였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남북관계 회복의 주춧돌이 놓여진 만큼 양측이 합의한 남북 당국간 회담 등이 순차적으로 열리면 남북관계도 사실상의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재발방치 대책 미비 등 각론에 대한 문제와 함께 대화 정례화 등 이행이 향후 남북관계에 핵심적인 변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군사충돌 위기 대화로 돌파에 큰 의미

전문가들은 정전협정 이후 남북이 대화를 통해 충돌의 위기상황을 넘긴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접촉을 통해) 북한의 도발은 단호하게 대응하고 대화의 문도 늘 열어 놓겠다는 ‘대응과 대화’라는 박근혜 정부의 투 트랙 대북 정책이 그대로 실현됐다”며 “그러면서도 그 동안 남북 쌍방 과실로 유감 표명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 합의문에는 이례적으로 ‘북측은’ 이라며 일방 과실로 유감 표명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협상 결과로 이산가족 상봉 및 민간교류 확대 등의 인도적 차원의 문제에 합의한 것도 평가됐다. 하지만 재발방지 대책 등 각론에서는 다소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이번 회담 결과로 남북관계는 정상화 단계에 오르고 정상회담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두 지도자가 대리인을 앞에 두고 간접적인 정상회담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내용상 특사의 성격을 띠고 만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남북이 현재 대결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는 전환기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이번 '2+2' 회담에 안보와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대표이면서 최고 지도자의 최측근이 참석했기 때문에 두 지도자의 뜻이 반영된 회담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의 이행이 향후 남북관계의 핵심 변수

앞으로 펼쳐질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대세였다. 양무진 교수는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인 남북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대화와 교류,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북 당사자가 중심축이 된다면 향후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남북의 합의 이행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합의는 진전이라 볼수 있지만, 핵심적인 핵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되겠지만, 전체적인 국면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이번 접촉을 통해 합의한 사항을 적극적 실천해 나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제대로 풀겠다는 관점에서 기존의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발휘하며 남북의 파트너 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가측한 북측 행보도 남북관계 변수

북한이 외부와 대화에 극히 부정적이었던 만큼 예측할 수 없는 북측의 행보도 남북관계의 변수로 지적됐다. 김용현 교수는 “일부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선 것을 두고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일시적 행동으로 보지만 그건 잘못된 해석”이라며 “북한은 최근 대외 여건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고 화력 도발 이후 포괄적 대화에 나선 것은 ‘화전(和戰) 양면’ 전술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남북간 합의 분위기를 살려 국제 사회를 상대로 북측의 전략적 도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예측불가능한 행보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심윤지인턴기자(이화여대 영어영문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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