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 폭 넓어지면 5·24조치도 논의"

홍용표 통일, 외통위서 가능성 시사

여야, 남북 협상 평가·해석 온도차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남북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어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 해석과 평가를 두고서는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외통위 의원들은 이날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 협상 대표로 참여했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았다. 특히 향후 남북의 후속조치에서 5ㆍ24 조치 해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협상의 성과를 지속하려면 5ㆍ24 조치의 변경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5ㆍ24 조치의 해제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기존 원칙을 되풀이 했다.

홍 장관은 다만 “(이번 접촉에서) 천안함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이 남북간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얘기했다”며 “이번 합의의 이행으로 신뢰를 쌓고 당국간 대화 폭이 넓어지면 5ㆍ24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순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25일 공개된 남북 공동보도문에 북한의 도발 시인 및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점은 논란이 됐다. 이해찬 새정치연합 의원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같은 날 조선중앙TV에 나와 ‘근거 없는 사건’이라며 지뢰 도발 자체를 부인한 점을 꼬집었다. 같은 당 김한길 의원도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내용을 합의문이 담고 있나. 확대해석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일부 문안에 아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상대가 북한인만큼 이 정도 합의를 이끌어낸 건 잘한 일이라 평가해야 한다”고 맞섰다.

남북 공동보도문 3항의 ‘비정상적 사태’ 해석 문제를 두고서도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어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비정상적 사태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포함된다는데 미사일은 북이 틈만 나면 불꽃놀이 하듯 하는 것인데 깨지기 쉬운 합의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심윤지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