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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을 특히 강조

입력
2015.12.29 16:13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욕=타스 연합뉴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욕=타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데 합의 한 것을 환영합니다.”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위협 대처를 위한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간절히 기다리던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이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과 관련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함’이라는 합의문 문구에 특히 주목하는 모습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민감한 과거사 이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도출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공식 비공식 채널을 동원해 한일 양국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할 것을 압박해왔다.

케리 장관은 “양국은 이번 합의를 이행함으로써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용기와 비전을 갖고 이번 합의를 도출해낸 양국의 지도자에게 박수 갈채를 보내며, 경제와 안보협력에 있어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이스 보좌관도 “우리는 이번 합의와 전면적인 이행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양국의 이 같은 포괄적 결론이 치유와 화해의 중요한 제스처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한일간의 이번 합의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만큼 중요한 합의라고 높이 평가한 후 “다만 양국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을 지속적으로 긴장시키는 원천이었다”며 “충실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은 역내 전체는 물론이고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의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이번 합의가 “일본과 미국의 승리”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합의 이후 한일 양국 정부 분위기를 비교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양국 관계가 새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환영한 데 비해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은 현저하게 차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 등을 근거로 “위안부 합의는 아베 총리에게 중요한 성공이며,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화해를 촉구해온 미국에게도 간접적인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베 총리와 만남을 거부해 온 박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과거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해결을 시도했으나, 한국 측이 정권이 바뀌면 ‘골대를 바꾸며’ 이전 합의를 번번히 뒤집었다는 일본 측의 불만을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점차 동의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한국에 지속적이고 때로 직설적인 압력을 행사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안보법 처리 강행 등으로 미국 정부의 마음을 얻은 일본 정부가 미국을 지렛대 삼아 오랜 숙제를 자기 의도대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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