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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숙원 안 풀려… 수요시위는 계속될 것”

입력
2015.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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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부, 법적 책임 인정 없어”

오늘 시위선 ‘외교 담합’규탄키로

지난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후문 앞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가 일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책임 등을 한일 정부에 요구하며 피해자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후문 앞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가 일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책임 등을 한일 정부에 요구하며 피해자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한일 양국의 합의에도 24년째 일본에 책임인정 및 사죄를 요구해 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피해자들의 숙원이었던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29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에 따르면 제1,2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30일에도 변함없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다. 안선미 정대협 팀장은 “1992년 시작된 수요시위의 원칙은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까지 계속한다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원하는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일본에 줄곧 요구한 사항은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 일본 정부 및 군이 자행한 성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국가적ㆍ법적 책임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대협 측의 판단이다. 정대협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외무상이 대독한 일본 총리의 입장은 핵심 쟁점인 위안부 강제 동원의 법적 책임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며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법적으로 배상하고 역사 왜곡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요시위는 이제 위안부 할머니들만의 절규가 아닌 온 국민과 국제사회가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고 책임을 묻는 역사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영원히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에서는 올 한 해 숨진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을 추모하는 동시에 한일 외교장관의 ‘외교적 담합’을 규탄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인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김샘(23) 전국대표는 “단 하루 만에 위안부 문제 전부를 해결한 것인 양 떠드는 정부를 성토하려 각계 단체와 시민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도 올해 9월부터 시작한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임관식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위안부 교육은 후손에게 역사를 교육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한일 합의와는 상관이 없다”며 “예정대로 내년부터 위안부 교육을 본격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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